“멋이라는 것이 폭발했다!” 네이버 웹툰 <패션왕>은 한 남자 고등학생이 새로 산 재킷을 입어보며 발생한 ‘간지폭풍’과 함께 교실이 폭발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황당하고, 우습다. 하지만 <패션왕>은 단순히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의 일률적인 취향을 과장해 웃기거나 ‘잘 나가고 싶은’ 주인공의 드라마틱한 변신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작품이 아니다. 고등학교라는 공간의 특성과 ‘좀 노는’, 그러나 평범한 십대들의 캐릭터가 지극히 사실적으로 그려지는 <패션왕>의 세계는 얄팍하고 부질없는 욕망들로 가득하고, 그것을 직시하는 작가 기안 84의 시선은 어느 순간 섬뜩할 만큼 예리하다.구타와 가혹행위가 가벼운 일상처럼 벌어지는 전의경들의 생활을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풀어내며 충격을 던졌던 <노병가>, 일탈의 허무함이나 현실의 막막함, 죄의식도 없이 벌어지는 폭력 등 다양한 소재를 실험했던 <기안 84 단편선>(이하 <단편선>)으로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 온 그는 “상황을 풍경화처럼 보여주고 싶다”는 말대로 한 순간에 본질을 정확히 짚어내는 재능을 가진 작가다. ‘조금 놀았던’ 과거와 타고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패션왕>의 불균형한 매력을 그려내는 기안 84를 만났다. 달리기를 하면서 스토리를 구상하고 체육관에 다니며 무에타이를 배워 대회에까지 출전했던, 그러나 “대충 준비했더니 바로 얻어터지고 들어왔다”고 털어놓는 그는 노후에 ‘철권’ 시리즈의 헤이아치 같은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유쾌한 열혈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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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LOGO#> 팔에 한 문신의 의미가 궁금하다.
기안84 : 잘 먹고 잘 살게 해 달라는 뜻이다. 영어인데 글씨체가 좀 특이하다. 원래는 팔목에 있는 상처가 좀 보기 그래서. 예전에 오토바이 타다가 논에 빠져서 생긴 건데 남들이 무슨 사연 있는 사람으로 볼까봐 한 2년 전에 문신을 했다.
<#10LOGO#> 논이라면, 고향은 어디인가?
기안 84 :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나 여섯 살까지 살다가 수원으로 이사했고 만화 하면서 작년에 서울 상수동 작업실을 얻었다.
“우기명에게는 조금씩 내가 녹아들더라”
<#10LOGO#> DC 인사이드에서 시작해 2009년 <노병가>를 야후에서 연재했고 <단편선>도 발표했다. 어떤 과정을 거쳐 네이버 <패션왕>까지 오게 되었나.
기안84 : <노병가>를 처음 했을 땐 전의경은 왠지 그 만화를 다 볼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전의경에 대한 만화가 없었으니까. (웃음) 그런데 의외로 육군들도 봐 주고 그러면서 인터뷰 요청도 들어오고 기사도 몇 번 났다. 그 때 좀 잘 되다가 <단편선> 하면서 좌절을 좀 많이 했다. 여러 가지로 실험을 해 봤는데 반응이 별로여서 이대로 그냥 끝나겠다 싶었다. 안 되면 만화 접고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가서 수박 농장 같은 데서 일할까 하다가, 일단 그 전에 준비했던 청소년 성장만화 기획안을 네이버에 보냈더니 안 되겠다는 거다. 그래서 ‘어우, 큰일났다. 호주 진짜 가야되나 보다’ 하던 중에 딱 콘셉트만 갖고 있던 <패션왕>을 3회까지 짜서 보냈더니 통과됐다.
<#10LOGO#> 콘셉트라면 어떤 거였나.
기안84 : <미스터 초밥왕>을 보면 초밥 만들기로 대결을 하는데 패션으로 대결을 해 보면 재밌을 것 같았다. 왠지 만화에서 돈 냄새도 좀 날 것 같고, 이게 잘만 풀리면 어디서 협찬이라도 하나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하핫.
<#10LOGO#> 그런데 <패션왕>에서는 그런 패션 대결이 단순히 웃기거나 ‘병맛’인 게 아니라 독자인 나도 십대 시절 남들의 눈을 의식하고, 또래집단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고, ‘292513=STORM’에 목을 맸던 과거를 떠올리게 하며 약간 씁쓸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기안84 : 초반에 주인공 우기명이 변하는 데 있어서도 패션은 좀 껍데기고 얘가 자기 집단을 옮기려고 하는 거니까 반응이 괜찮았던 것 같다. 좀 찌질했던 애가 그 계급을 나와 잘 나가는 쪽으로 이동한 건 좋은데, 그걸 너무 빨리 나오게 해 버린 것 같다. 앞으로는 옷 얘기만 하면 재미없으니까 새로운 개념 같은 걸 하나씩 넣으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체대 옴므’가 나온 것처럼 ‘무소유 옴므’라는 걸 등장시켜서 젊은 스님이 패션에 눈을 떠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다던가. 하지만 마지막엔 결국 현실로 돌아와서 졸업시키는 내용이 좋을 것 같다. 사실 씁쓸한 얘기도 다르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텐데 내가 씁쓸한 얘기를 씁쓸하게 하는 게 문제다. (웃음)
<#10LOGO#> 원래 생각했다던 성장만화나 <패션왕>은 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데 그 공간의 어떤 면 때문에 다루려고 했나.
기안84 : 경험했던 걸 그리는 게 재미있다. <노병가>를 그린 것도 군대 다녀와서였고, 물론 그 안에서 각색하고 끼워 맞추는 부분도 있지만 경험이 주가 되는 게 좋다. 고등학교는 청소년이 어른으로 변해가는 시기니까 그 과정을 그리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고, 고등학생이라는 건 누구나 거치는 때니까 내가 정말 이상하게만 쓰지 않으면 공감할 사람도 많을 것 같았다.
<#10LOGO#> 그렇다면 본인의 고등학교 시절은 어땠나.
기안 84 : 우리 학교가 그렇게 공부를 잘 하는 곳은 아니어서 애들이 놀러 다니는 걸 좋아했고, 가정환경이 밝지 않은 집도 많았다. 그래서 <패션왕>에선 그런 상황을 전체적으로 엮어서, 풍경화처럼 딱 그려 보여주면 누가 봐도 ‘맞아, 저런 애 있지’ 생각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10LOGO#> 우기명의 캐릭터는 그냥 만든 건가, 자신을 모델로 한 면도 있나.
기안84 : 반반인 것 같다.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조금씩 내가 녹아들더라. 찌질하거나 허세 부리는 거, 속으로는 소심한데 겉으로 태연한 척 하는 게 그렇다. 그런데 대부분의 애들이 그런 것 같다. ‘잘 나간다’는 개념도 말이 그렇지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다.
<#10LOGO#> 지나 보면 거기서 거기지만 그 땐 그게 엄청나게 중요하지 않나. 당시 자신의 위치는 어디쯤 있었던 것 같나.
기안84 : 일진은 아니었고...한 2.87진 정도? 아니, 3.6진 정도?(웃음) 무난했던 것 같다. 그냥 많이 놀러 다니고 미술학원 가고, 공부는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싸움을 못하니까 특별히 사고치고 다니지도 않았고, 애들 많이 하는 식으로 채팅해서 여자애 만나거나 놀러가서 여자애들 만나고 그랬는데 앞에선 소심해서 말도 잘 못 걸었다. 그런데 그런 얘길 만화로 그리면 좀 껄끄럽다. 그 나이 애들이 많이들 그렇게 노는데 만화로 그린 경우는 별로 못 봤다. 매체에서 다뤄질 때도 시사 고발 프로그램 같이 암울한 데만 나오니까.
“예전에 배정남 패션이 정말 멋있었다”
<#10LOGO#> 우기명은 요즘 십대들에게 또 하나의 교복처럼 유행하고 있는 노스페이스 패딩을 갖고 싶어 하는데, 그 시절에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패션 아이템이 있나.
기안84 : 내가 외동인데 어머니가 선생님이시다. 막 퍼주는 편은 아니셨지만 내가 “저거 사야 된다”고 하면 못 사게 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다.
<#10LOGO#> 사고 싶은 게 아니라, 사야 된다? (웃음)
기안 84 : 그렇다. 저거 사야 된다고, 저 옷이 필요하다고, 저 가방을 내가 가져야 된다고 좀 도와달라고 하면 지원을 잘 해주셨다. 지금 생각하니 죄송할 뿐이다. (웃음)
<#10LOGO#> 교복 바지를 스키니하게 ‘3통’으로 줄여 입는다는 장면도 등장하는데 원래 교복은 지역과 시대에 따라 유행이 달라지지 않나.
기안 84 : 우리 때는 영화 <친구>가 유행했을 때라 항아리 바지에 쌕 메고, 삭발하고 염주 차고 팔에 커터칼로 卍자 문신 새기고 담배빵 하고... 살벌한 친구들이 많았다. 물론 난 싸움을 못했기 때문에 그런 친구들을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고. 하하하핫!
<#10LOGO#> 등장인물 중 ‘체대 옴므’의 상징 김두치가 비스트 윤두준을, 우기명의 패셔니스타 선배 남정이 형은 모델 배정남을 빼닮은 것처럼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캐릭터들의 비교 게시물도 올라왔는데 어떻게 고른 건가.
기안 84 : 실제로도 제일 트렌디한 사람들이고 독자에게도 친근할 것 같아서 넣은 분들이다. 사실 머리에 띠 두르고 나오는 한진호 캐릭터는 너무 못생기게 그려서 원래 모델인 분한테 미안하기도 했다. 얼마 전 그 분이 내 블로그에 글도 남기셨는데 난 처음에 ‘드디어 왔구나. 결투를 신청하려나’ 했는데 다행히 그 분이 자기 맞다고 반가워하시더라. 의외로 그 캐릭터가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고 있다.
<#10LOGO#> 작품 안에서 멋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데, 자신이 봤을 때 진짜 뭘 입어도 멋진, 진짜 ‘간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안 84 : 요즘은 약간 예전만 못하지만 배정남이 정말 멋있었다. 몇 년 전에, 김상혁의 패션이 지고 내가 군대 있을 때 조인성이 SBS <발리에서 생긴 일>로 뜨면서 너도나도 정장에 백팩 매고 발리 구두 신고 그러다가 배정남이 나왔는데 살짝 마초적이면서 빈티지한 매력? 나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 땐 너무 멋있었다. 그래서 찢어진 청바지 입고 수염 기르고, 머리 길러 귀 뒤로 넘기고, 정장 재킷에 모자 쓰고 많이 따라했다.
<#10LOGO#> 그 땐 멋있었는데 지금 보면 별로다 싶은 패션도 있나.
기안 84 : 어우, 지금 보면 다 꼴 보기 싫다. 그나마 교복 입고 다닐 때가 나았다. (웃음)
<#10LOGO#> 그런 걸 보면 유행이라는 게 참 부질없는 거다.
기안 84 : 그렇다. 부질없는데, 그 땐 그게 그렇게 하고 싶은 거니까. 그게 변화의 과정인 것 같다.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하는 것처럼.
<#10LOGO#> ‘기안 84’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기안 84 : 만화 시작했을 때 살던 동네가 화성시 기안리였다. 논 가운데 아파트 달랑 한 채 있는 데였다. 그 동네 이름에 84년생이라는 뜻의 숫자를 붙인 거다.
<#10LOGO#> <이말년 씨리즈>의 이말년 작가와 한동안 상수동에서 함께 살았는데 어땠나.
기안 84 : 형은 사람 놀리는 걸 좋아하는 것만 빼면 괜찮다. 집요하고 말을 잘 하니까 내가 몇 번 욱해서 “그만하라고!” 한 적은 있지만. 하핫. 사실 청소 같은 집안일은 내가 더 잘 한다. 그런데 이말년은 사람이 좀 똑똑한 것 같다.
“나중에 아주 잘 되면 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
<#10LOGO#> 스스로 ‘관심병자’라고 했는데, 일상생활에서도 남들을 웃기거나 즐겁게 해서 주목받는 걸 좋아하나.
기안 84 : 대학 다닐 때는 좀 집착했다. (웃음) 군대에선 내 짬밥이 있으니까 후임들이 억지로 웃어줬을지 모르지만 대학이란 집단이 좀 이상한 게 있다. 남녀 비율이 반반 정도 되는데 술 먹으면 애들이 서로 웃기려고 하고, 자기가 그 자리 MC가 되지 못하면 아예 미치려고 한다. 그걸 못 하면 퇴물 게스트처럼 구석에 짱 박혀 있어야 하니까 거기서 나의 존재감을 재확인하고, 잘 해서 유재석이 되고 빅뱅이 되려고 하는 거다. 물론 나도 그 싸움터에 뛰어들었었고. 하하.
<#10LOGO#> 대학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했는데 처음부터 그 분야를 하고 싶었던 건가.
기안 84 : 원래는 애니메이션 만드는 게 꿈이었다. 중학교 때 <에반게리온> 신드롬이 일어나서 그런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라다가 일본 걸 똑같이 답습하면 좀 별로일 것 같아서 이야기를 살짝 바꿨다. 예를 들어 <에반게리온>의 신지는 출동 안 할 땐 집에서 자아 걱정하고 뭐 그러는데 내가 만들 애니메이션 주인공은 로봇 조종 끝나면 집에 와서 친구들이랑 채팅으로 여자 만나고 그런 얘길 하려고 했다. 입시 땐 성적도 안 되고 갈 과도 없고, 그림 자체에 좀 재미가 붙은 상태라 서양화과를 지원했는데 거긴 작가 양성하는 곳이라 현실적으로 보면 졸업하고 돈을 벌 길이 없었다. 학교를 다니다 군대에 갔고, 군대에서 웹툰이라는 걸 처음 봤는데 그 때 마침 내가 군대에서 느낀 게 많으니까 ‘그래, 이걸 한 번 해 보자’ 생각했다.
<#10LOGO#> 그 때 본 게 어떤 작품이었나.
기안 84 : 그 땐 주호민 작가님의 <짬>이 유명했는데 거기 나오는 부대는 분위기가 너무 해맑은 거다. 난 맨날 갈굼 당하고 얻어터졌는데! “너 표정이 왜 그래?” 해서 “아닙니다” 하면 “아닙니다?” 하면서 갈구는 식으로, 엄청 불합리한 곳이었다. 그 때는 뭐든지 사실적으로 그리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노병가>도 최대한 그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렸다. 군대 내 구타나 사회부조리 같은 건 내가 잘 옮겨 담으면 자연스럽게 전달이 될 것 같아서 굳이 그런 현실을 바꾸자는 생각을 내세우지는 않았다.
<#10LOGO#> <노병가>도 그렇지만 <단편선> 같은 경우도 공감 가는 지점을 발견함과 동시에 너무 현실적인 시선에 허무하고 쓸쓸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공감과 만화적 재미 사이에서 고민을 하지는 않나.
기안 84 : 그렇기 때문에 사실 내가 원래 하고 싶었던 성장만화를 그렸다면 <패션왕> 만큼의 반응은 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그 작품은 좀 더 담담하게 가려고 했는데 네이버 편집자님께서 “이런 건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으니 웃긴 걸 해야 된다”고 하셨으니까.
<#10LOGO#> 하지만 지금은 웹툰 작가라는 직업 자체가 각광받고 있기도 하고 그 중에서도 비교적 성공한 케이스다.
기안 84 : 그래서 요즘은 노는 것보다도 만화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일단 재밌는 일이 많이 생긴다는 점이 좋다. 2차 상품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도 가끔 있는데, 잘 되든 안 되든 추진하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패션왕>에 대한 영화 판권 제의가 들어온 적도 있다.
<#10LOGO#> 그런 걸 보면 확실히 요즘에는 다른 분야에서 웹툰의 크리에이티브를 탐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웹툰 작가로서 최고의 대박은 뭐라고 생각하나.
기안 84 :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영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2차 창작물을 만들었을 때 그게 원작보다 더 대박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난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신드롬 같은 걸 동경하는 편이다. 서태지가 은퇴했을 때나 <에반게리온>이 일본을 휩쓸었을 때 같은. 그런데 사실 2차 창작물을 만들면 거의 잘 되는 경우가 없는 것 같다. 사실 난 나중에 아주 잘 되면 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데 거기서 대박이 난다면 나는 말 그대로 꿈을 이룬 사람이 되겠지.
<#10LOGO#> 그리 오랫동안 활동하거나 엄청나게 대중적인 작품을 내놓지는 않았음에도 자신의 스타일이 뚜렷한 웹툰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가고 싶나.
기안 84 : 지금은 내가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에 사람들이 반응해 주는 게 제일 좋고, 댓글 받아먹는 재미가 크다. (웃음)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매회 외줄타기를 하는 기분으로 그리고 있다. 웹툰이라는 건 재미가 없으면 바로 밀려나게 되고 한 방에 훅 갈 수 있는 거라, 그런 때가 오면 난 아무 것도 가진 게 없게 될 거다. 그런데 사실 꼭 만화가 아니라 다른 걸 하고 살아도 나름대로 만족을 찾으면 재밌을 것 같다. 공장에서 일하는 걸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거기서 돈 버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다. 그리고 또 언젠간 그 경험을 살려 다른 만화를 그릴 수도 있지 않을까. <작업왕> 같은 거.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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