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증시 동반 약세..외국인 다시 현·선물 매도세로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안도랠리는 하루뿐이었다. 미국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서 벗어나자 경기 회복세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엄습하며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1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7월 ISM제조업지수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며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미국 7월 ISM제조업지수는 50.9를 기록해 전달 55.3에 비해 하락했다. 2009년 7월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에 미국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ISM제조업지수는 제조업체의 구매담당자가 느끼는 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3~4달 뒤의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2일 코스피는 전날 보다 51.04포인트(2.35%) 내린 2121.27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26일 2.75% 급락한 이후 두어 달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거래량은 3억4690만주(이 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7조6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 초반부터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전날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안을 두고 합의를 이루면서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던 코스피는 이날 갭하락 출발했다. 이후 점차 낙폭은 커졌고 오후 들어서는 2114.7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날 선·현물을 동반 순매수하며 '귀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외국인은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전날 선물 시장에서 역대 5번째로 많은 1조3880억원 상을 순매수한 바 있다.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3640억원을 순매도했고 선물시장에서도 7099계약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해서 1900억원 상당의 매도 우위를 보인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 개별 종목도 1800억원 이상 팔아 치웠다.
외국인이 빠진 국내 증시를 꿋꿋하게 지켰던 기관 투자자도 이날은 팔았다. 투신(1590억원 순매도)의 매도 공세가 유난히 컸고 은행(-430억원), 증권(-130억원) 등도 ' 팔자'에 나섰다. 하지만 코스피 구원투수 연기금은 총 1800억원 상당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기타(국가 및 지자체) 주체는 232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6790억원 상당을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에 나선 가운데 기관과 개인은 각각 5456계약, 1186계약을 순매수했다. 외인의 매도로 베이시스가 약세를 보이면서 프로그램 차익 거래로 1870억원 가량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비차익거래로도 2740억원 가량의 매도 물량이 나왔다.
업종별로도 대부분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 공세에 운송장비 업종이 4.32% 빠졌고 운수창고 업종은 3.08% 하락했다. 화학, 기계, 전기전자, 의료정밀, 건설, 은행, 증권, 서비스 업종도 2% 이상 떨어졌다. 반면 비금속광물 업종이 0.94% 올랐고 섬유의복, 유통 업종도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타격도 컸다. 현대모비스가 무려 7.33% 급락하며 지난 6월10일(34만9500원) 이후 최저가를 찍었고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3.96%, 4.88% 떨어졌다. 삼성전자 역시 전날 보다 1만8000원(2.07%) 내린 85만2000원에 마감됐 LG화학,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SK이노베이션도 2% 이상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9종목을 포함해 170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1종목을 포함해 687종목이 내렸다. 48종목은 보합. 우선주들이 대거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 보다 6.33포인트(1.16%) 내린 538.06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21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이 290억 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날 보다 0.3원(0.03%) 오른 105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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