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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더블 딥’(Double Dip)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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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주요국 경기지표 악화...재정 축소로 하반기 경기 불투명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전세계에서 경기 후퇴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기회복을 이끌어왔던 민간소비가 정체상태에 돌입하고,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으며, 유럽의 금융위기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긴축재정의 여파로 그동안 경기회복을 이끌었던 공공부문 투자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돼 주요 국가의 경제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지난 6월의 55.2에서 대폭 떨어진 50.9를 나타내, 기대치인 54.9에 미달했고(50 이상은 확장 국면, 이하는 축소 국면), 세부내역에 있어서도 신규주문과 고용등의 지표가 모두 50 이하를 나타내 경기 전망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또 지난달 29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월가의 기대치 1.8%에 크게 못미쳤을 뿐만 아니라, 민간소비가 사실상 정체 상태에 놓이고 수요 감소를 우려하여 기업 재고가 크게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함께 수정 발표된 1/4분기 GDP 성장률은 0.4%에 그쳐, 이미 경기 부진이 올해 초부터 시작되었음을 시사했다. 월가의 주요 분석가들은 올 하반기에는 2-3%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으나, 경기반등이 어느 부문에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과 신흥시장에서도 제조업 경기가 뚜렷한 하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자 기사에서 “유럽의 대기업들이 유로존 재정위기와 글로벌 수요 감소로 역풍을 맞으며 일제히 올 하반기 우울한 사업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최대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 순익 47% 급감했고 하반기 모멘텀을 상실했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또 “은행들 전망은 더욱 우울해 감원 등 조치 병행하며 신용도하락 막기 위한 긴축경영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신흥시장인 인도는 내년 9%로 예상했던 성장률을 8.2%로 하향 조정했고, 중국은 지난 1일 발표된 구매자관리지수가 50.7로 경기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같은 전세계적인 동시적인 경기 후퇴 조짐은 교역량 감소로 이어져 북해건화물 지수(BDI)와 미국 화물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소재 재니 몽고메리 스콧 LLC의 전략가인 가이 르바스는 “만일 미 연방정부가 정말로 공격적인 예산 삭감을 한다면, 올해 말이나 2012년 초에 불황의 위험성이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메사츄세스주 렉싱턴 소재 IH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나리만 베라베쉬는 “우리는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와 있다”면서 “성장은 약하고 문제들은 널려있다, 미국의 재정문제, 유럽의 부채 위기, 그리고 석유가격이 앙등할 위험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지난 24분기의 부진한 성장률을 정확히 예측했던 베라베쉬는 3분기 GDP 성장률은 기껏해야 2%에 머물 것이며, 어쩌면 1% 수준에 머무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더욱이 미국 경기회복의 신호탄이 되는 주택시장은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케이스-실러 주택지수에 따르면 앞으로도 15% 가량의 추가 주택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고용시장은 더욱 사정이 나쁘다. HSBC가 미국과 유럽에서 3만명을 감원키로 했고, 록키드마틴은 6500명, UBS 500명, 시스코 6500명 등 하반기에는 대규모 감원이 예고되어 있는 등 고용사정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의 저명한 은행권 분석가인 메레디스 휘트니도 이날 경제전문방송인 CNBC 인터뷰에서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에 따른 지방정부의 재정 축소로 더블 딥(double dip)의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금요일의 GDP 성장률은 GDP의 12%를 차지하고 있는 연방과 지방정부가 뒷걸음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면서 ”이는 주택과 고용시장, 그리고 정부 예산에 매출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전세계적인 동시적 불황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년간의 대응은 정부 예산에 의한 정부의 경기부양책이나 금융권에 대한 자금 지원을 통해 민간부채를 공공부문으로 이전시켜 국채 위기 (sovereign crisis)로 확대되는등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경기 악화는 다시 한번 양적완화(QE3)에 대한 논쟁을 점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연방지불준비위원회 버냉키 의장은 차기 양적완화 정책의 조건으로서 ‘저성장 및 고용시장 불안’이라는 일본식 불황을 언급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양적완화의 가장 주요한 수단인 국채 발행 한도가 증액되어 연방준비은행의 정책 수행이 용이해졌다. 그러나 지난 1분기부터의 경기 후퇴 조짐은 이미 연준이 6000억 달러 규모의 QE2를 실행 중인 기간에 발생한 것이어서 양적완화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기준 미국의 실업률은 9.2%로 연준은 내년에는 8% 중반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으나 올해 하반기에 대규모 감원이 예상되고 연방과 지방정부의 재정감축으로 인한 추가 실업 사태가 뒤따를 것으로 보여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인구 대비 총 고용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고용률이 지난 83년 수준인 58%에 머무르고 있어 민간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경기가 계속 침체상태를 유지한다면 버냉키 의장이 제시한 조건이 부합된다. 그러나 일부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과 경제 전문가들이 지난 두차례의 양적완화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공순 기자 cpe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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