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현대·기아차 경영전략회의 개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여름휴가 시즌에도 쉼은 없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으로 글로벌 5위를 달성한 현대ㆍ기아자동차가 다시 신발끈을 동여맸다.
현대ㆍ기아차는 휴가시작일인 1일 오전 정몽구 회장 주재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각각 열린 회의에서 정 회장은 각 사업부별 보고를 받은 후 하반기 경영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 하반기 전세계 경제 상황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정신재무장을 강조했다.
회의 참석자는 이와 관련해 "경기가 한치 앞도 예측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급변한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이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EU FTA 체결 이후 수입차의 내수시장 잠식이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자동차 최대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의 디폴트 선언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국내외에서 느끼는 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올 상반기 현대ㆍ기아차는 전세계에서 319만대를 판매해 3위를 차지한 일본 도요타에 불과 29만대 뒤질 정도로 사상 최대 성과를 거뒀다. 4위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는 24만대 차이에 불과하다. 하반기 실적 여하에 따라 도요타를 제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정 회장의 지시에 따라 현대·기아차 경영진은 이번 주 휴가시즌에도 불구하고 경영전반을 챙기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각사의 노사협상이 아직 미결로 남아 있는 점은 경영진에게 부담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노사간 협상을 진행했지만 현대차는 결렬, 기아차는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는 사태를 맞이했다.
게다가 양사 노조는 휴가 이후 쟁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기아차 노사는 부결에 따라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파격적인 안이 부결되면서 휴가 이후 어떻게 협상을 해야 할 지 고민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ㆍ기아차 임원진은 일단 협상 마무리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번 주 현장직원들과의 만남을 시도할 방침이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 경영진이 전국에 흩어진 휴양소를 방문해 직원들과 미팅을 갖거나 공장의 보수현황을 챙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하계 휴양소를 방문하는 게 CEO를 포함한 임원에게 주어진 사실상의 휴가"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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