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중국 정부 당국이 지난 23일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에서 일어난 고속철 추돌 사고의 원인은 신호기의 결함 등에 따른 인재(人災)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28일 중국 관영방송 CCTV에 따르면 안루성(安路生) 상하이 철도국장은 사고 당시 벼락이 떨어져 앞서 가던 열차가 이상이 생겼을 때 빨간색 신호등이 켜져야 할 구간에서 녹색 신호등이 켜지는 등 원저우남역의 신호설비에 결함이 있었고, 해당 구간을 책임지는 근무자도 고장이 난 사실을 몰라 뒤따라오는 열차에 경고를 발령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신호 설비는 베이징의 한 업체가 제작한 것으로 2009년 9월 고속철도 개통 당시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철도 당국이 인위적 실수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중국 당국이 당초 밝힌 것처럼 낙뢰에 따른 천재지변이 아니라 관제시설 결함과 직원의 직무태만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결과임이 드러났다. 국민들의 비난 여론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안 국장은 "해당 당직자는 안전의식이 부족했고 새로운 시설체계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했다"면서 "이번 사고는 설비의 품질, 현장 직원의 자질, 위기대응 능력의 문제가 모두 드러난 것이며 철도 안전관리도 여전히 불충분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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