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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 탄 일본 제조업체들, 변수는 '엔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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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한때 달러당 77.57엔까지 치솟아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미국 재정불안의 여파로 일본 엔화 가치가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실제로 환율방어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엔화 강세는 하반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수출업체 실적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이를 계기로 신흥시장 등 해외투자를 늘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히고 있다.


日외환당국, 말로만 “개입불사” 외치는 이유 = 27일 엔·달러 환율은 계속 7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1달러당 77.57엔까지 내렸다. 대지진이 터진 직후인 3월17일 역대최저치 76.25엔을 기록한 뒤 4개월만에 다시 근접한 것이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는 77.93~78.03엔대를 유지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재무상은 이날도 “외환시장 추이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재차 언급하면서 시장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엔화를 풀어 환율 방어에 나서겠다는 ‘견제성’ 발언이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단행하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엔화가치가 계속 상승할 경우 지난 3월 대지진 당시 미국, 영국 등 주요7개국(G7)이 공동 개입에 나선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일본의 단독 외환시장 개입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국이 실제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달러 약세의 가장 큰 요인인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개입해 봤자 그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이 8월 2일까지 이루어지지 못하면 미국 정부는 만기국채 이자 지급에 차질을 빚어 디폴트에 처하게 된다. 민주·공화 양당간 협의는 계속 난항을 거듭하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5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투자시장에서는 달러를 이탈해 엔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 재건 바람 탄 日업체들, 엔高 암초에 고민
= 7월부터 실적을 발표한 일본 기업들은 대부분 하반기에 대지진의 타격으로부터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당 82엔 선으로 환율변동선을 가정한 일본 수출기업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7일 실적을 발표한 닛산자동차의 올 회계연도 1분기(4~6월) 순익은 850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1067억엔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나 시장 전망치 609억엔은 크게 웃돈 것이다. 지진으로 문을 닫았던 부품업체와 금속업체들이 속속 조업을 재개하면서 부품수급난이 해결되자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생산을 정상화하고 있다.


그러나 다가와 조지(田川丈二) 닛산 부사장은 “지진이 생산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고 오히려 엔화 강세가 순익 감소의 주 원인”이라면서 “현재 환율은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실적전망은 80엔대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면서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닛산과 협력업체들의 고용에도 영향을 미쳐 지금과 같은 생산 수준을 이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캐논도 25일 중간결산을 통해 올해 순익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엔고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다나카 도시조(田中稔三) 캐논 부사장은 “회복세는 예상보다 빠르지만 엔·달러 환율이 75엔대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일본 기업들은 일본 내 생산기지를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엔고에 대한 부담을 피해 기업체들의 신흥시장 투자 규모도 점차 늘고 있다. 야마모토 다쿠오(山本卓雄) 미쓰비시UFJ 수석투자전문가는 “일본 기업들이 신흥국 시장 투자 비중을 늘림에 따라 엔화 강세의 영향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엔화가치가 오른 지금이 해외 투자의 좋은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 재무성 부대신을 역임한 와타나베 히로시(渡邊博史) 현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행장은 “지금이 일본 기업들에게는 해외로 진출할 절호의 기회”라면서 “해외 자원공급선 확보나 기업 인수에 있어 지금처럼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 때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기자 grad@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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