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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새로운 시각서 파고든 영화 '고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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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새로운 시각서 파고든 영화 '고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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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영화 '고지전'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지난 20일 할리우드의 두 공룡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 3'와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가 석권 중인 전국 극장가에 겁 없이 뛰어든 '고지전'은 개봉 8일 째인 오늘(27일) 전국 100만 명의 관객을 돌파하며 윤제균 감독이 제작한 액션 영화 '퀵'과 함께 한국 블록버스터의 자존심을 세웠다. '고지전'은 한국 영화사에서 다소 과장해 백만 번 정도 다뤄진 '한국 전쟁'에 초점을 맞춘 전쟁 영화다. 휴전 직후인 1950년대 말부터 1970~80년대 군부 독재 시절까지 반공 이데올로기를 내세운 전쟁 영화들은 셀 수 없이 많다. 21세기에도 박찬욱 감독의 'JSA 공동경비구역'을 필두로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포화속으로' 등 한국 전쟁 소재 영화들은 끊이지 않는다. 이미 '닳고 닳은' 소재인 한국 전쟁을 그리는 '고지전'에 또 다시 관객들이 매혹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지전'은 한국 전쟁이 발발한 지 약 2년 6개월의 시간이 지난 1953년 1월 겨울의 판문점에서 시작된다. 북한과 유엔군은 휴전 협정 체결을 위해 2년 동안의 시간을 허비하는 중이며, 남ㆍ북한 군인들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전쟁 환경에 익숙해진지 오래다. '고지전'은 동부 전선의 악어 중대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라는 임무를 받은 방첩대 중위 강은표(신하균 분)가 강원도로 향하며 그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수상하기 짝없는 악어 중대는 하루에도 몇 차례 주인이 바뀌는 '애록 고지'를 놓고 지난 2년 동안 지리한 전투가 계속되는 곳. 은표는 이곳에서 2년 전 생사를 모른 채 헤어진 친구 김수혁 중위(고수 분)와 재회하고 악어 중대의 실체에 접근해 간다.


한국전쟁 새로운 시각서 파고든 영화 '고지전'

과거 한국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그린 영화는 많았지만 정작 전쟁의 종전 시점에 집중하는 영화는 드물었다. '고지전'은 한국 전쟁이 끝나기 전 마지막 7개월 동안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관한 장훈 감독('영화는 영화다' '의형제')과 박상연 작가('JSA 공동경비구역' '선덕여왕')의 상상력에 기초한 해답이다. (극 중 등장하는 애록 고지과 악어중대는 모두 가상의 산물이다)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구조의 '고지전'은 극 중 물음표에 대한 해답을 순서대로 밝혀가며 한국 전쟁의 실체와 의미를 조심스럽게 규정하려 한다. '고지전'이 전쟁 자체보다는 '개인사'에 집중하고 있는 여느 전쟁 영화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점이다. 삶과 죽음이 오가는 공포스러운 전장, 폭력에 익숙해지는 무력한 인간들의 단면 그리고 남ㆍ북한 군인들의 인간적인 유대와 교감 이야기를 통해 '고지전'은 백해무익한 전쟁의 단면을 관객들에게 설파한다.


장훈 감독은 "아직 끝나지 않은 비극적 역사를 스펙터클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연출의 변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감독의 이 말이 '고지전'이 스펙터클하지 않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110억 원이 넘게 투입된 제작비와 한국 최고 수준의 특수 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에 힘입어 '고지전'은 전쟁 영화의 장점을 맘껏 뽐낸다. 특히 '고지 재탈환 전투'와 극 말미 클라이맥스에 해당되는 '12시간 전투'는 단연 압권이다. 영화 제목이 '고지전'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뻘건' 민둥산 '애록 고지'는 아군과 적군의 잇단 폭격으로 모양을 조금씩 바꿔가며 관객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고지전'의 진정한 주연 배우다. 극 말미에 오면 놀랍게도 당신은 정적인 2D 화면 속 고지가 당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듯한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한국전쟁 새로운 시각서 파고든 영화 '고지전'




태상준 기자 birdca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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