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믿지 않아" 女 "일부 일리있어"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올해 12월 결혼을 계획하고 있던 김소민(33세)씨는 최근 지인에게 결혼과 관련된 미신을 듣고 난감해졌다. 부모님이 결혼하신 달에 결혼을 하면 부모와 자식 복이 나뉜다는 것. 김 씨 부모님이 결혼하신 달도 12월이다. 그러나 이미 결혼준비가 많이 진척된 상황이라 일정을 바꿀 수도 없고 미신이라고 무시하기에는 기분이 개운치 않다.
결혼이 인생에서 중요한 만큼 결혼 관련 속설이 많다. 아홉 수는 피해라, 상극인 띠와 결혼해서는 안 된다, 부케를 받고 6개월 안에 시집 못 가면 3년간 시집 못 간다 등의 미신을 예비 신혼부부들은 어디까지 믿고 지키고 있을까?
결혼정보회사 가연(대표 김영주)이 7월 한 달 간 미혼남녀 493명(남 244명,여 2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남성은 10명 중 6명이 "미신을 믿지 않는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절반 가량이 "지킬 수 있는 건 지킨다"고 답했다.
'무조건 믿고 따른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성 4%, 여성 11%로 공통적으로 가장 낮았다.
남성의 경우 ▲말 그대로 미신이므로 믿지 않는다(62%)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좋은 게 좋은 것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은 지킨다(24%)가 뒤를 이었다. 반면 여성의 경우 ▲좋은 게 좋은 것으로 지킬 수 있는 건 지킨다(51%)로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 ▲믿지 않는다(38%) 순으로 답했다.
원은미 가연 커플매니저는 "속설은 말 그대로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라며 "결혼에서는 무엇보다 두 사람 사이의 사랑과 신뢰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어떤 고난과 역경도 함께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하 결혼 관련 속설
◈아홉 수는 피해야 한다
0을 완성이나 새로운 시작의 의미로 여겨 나이에서 10세, 20세, 30세는 완전하게 보지만 그에 반해 9는 마지막 수라는 이유로 불완전이나 끝이라 여기기 때문.
◈상극인 띠와는 결혼하면 안 된다
쥐띠는 말띠와 소띠는 양띠와 범띠, 토끼띠는 닭띠, 범띠와 상극이라고 하는 등 저마다 자신의 띠와 상극인 띠가 있는데 이런 상극인 띠와 결혼하지 않는다는 속설.
◈부모님이 결혼하신 달에는 결혼날짜를 잡지 않는다
양가 부모님의 경사일인 결혼기념일, 생신이 있는 달에는 결혼날짜를 잡지 않는데 이는 부모님께 가야 할 복과 결혼하는 자식들의 복이 나뉜다고 여기기 때문.
◈결혼 날짜를 잡고 남의 결혼식에 가면 안 된다
결혼날짜를 잡아 놓고, 다른 사람 결혼식에 가게 되면 자신들이 받아야 할 복을 결혼식 당사자들에게 빼앗기게 된다고 함.
◈부케 받고 6개월 안에 결혼 못하면 3년 동안 시집 못 간다
부케를 받은 결혼적령기의 여성이 빨리 결혼을 하라는 뜻으로 6개월 안에 결혼을 못하면 3년 동안 시집을 못 간다는 말이 생김.
◈혼수용품 중 칼과 도마는 시어머니가 사주시는 것이다
여자는 결혼과 동시에 죽어서도 남편 집안 귀신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결혼과 동시에 친정과의 인연을 끊고 남편 집안의 사람이 되라는 의미로 시어머니가 칼과 도마를 준비한다고 함. 이와는 정반대로 신부가 친정에서 혼수로 가져가면 친정과의 인연이 끊기므로 계속 친정과 잘 지내라는 의미로 시어머니가 사준다는 속설도 있음.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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