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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성과급 역대 최대..주간연속2교대제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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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협상에 적극적..단기간 합의 도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기아자동차의 올해 임협안 잠정 합의는 노사가 과거 형식적이고 소모적인 과정을 피해 집중 교섭을 통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제시안이 나오지 않은 현대차 노사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협상타결까지16일..최단기간 마무리
기아차는 지난 7일 노사 상견례 이후 역대 최단 기간인 16일만에 7차례의 본교섭과 1차례의 실무교섭 등 집중교섭을 통해 합의를 이뤄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 타결'과 '7년만의 휴가전 합의'라는 기록도 수립했다.

이 때문에 노조 관계자는 "워낙 빨리 마무리되다보니 '노사가 사전에 일정을 정해놓고 진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이 빠른 결과를 도출한데는 무엇보다 노사 양측이 상호 의사를 적극 수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측은 파격적인 성과급 지급을 약속했고 노조도 생산중단 등의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점이 합의의 물꼬를 트게 했다. 특히 노조의 경우 다음달 임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휴가전 합의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은 기아차 역대 최대치이자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사상 최대 성과에 걸맞게 성과급을 300%+70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는데, 700만원은 그룹 내에서도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최근 잠정합의한 현대중공업도 성과급은 300%+300만원 정도다. 동종업체인 한국GM도 7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기본급은 7만8800원 수준으로, 기아차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사측은 이미 19일 내놓은 1차 제시안에서도 기본급 8만5000원과 성과급 '300%+600만원'을 언급했는데, 처음 내놓은 제시안 치고는 파격적이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사측 협상 대표로 참여한 이삼웅 기아차 사장은 "다른 회사보다 늦게 협상을 시작해 탐색전 대신 곧바로 현실적인 안을 내놨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 측도 "회사가 제시한 임금안이 긍정적이어서 더 이상 끌 필요 없이 합의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파격적인 제시안은 올 상반기 기아차 3개 공장 평균 가동률이 역대 최고치인 98.2%를 기록하는 등 반기 최대 실적을 거뒀기 때문에 가능했다. 직원들의 노고와 사기를 고려하고 하반기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합리적인 수준에서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것이다.


◆노조도 생산손실에 전향적 자세
노사는 별도요구안인 주간연속2교대제 관련해서도 진전된 성과를 거뒀다.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과 생산능력 유지를 통한 회사의 지속 성장이라는 기본정신에 노사가 동의했는데, 올 연말까지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이후 발생할 생산능력 손실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생산량 보전을 위해 설비투자와 가동시간 확대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 사측이 분석한 가장 큰 소득은 노조의 생산 손실에 대한 책임이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노조가 생산보전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는 굉장히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노조는 주간연속2교대제 관련해 '임금손실, 노동강도 강화, 고용불안 없는' 소위 '3무(無)'를 주장해왔는데, 생산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그동안 견지한 '3무'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내년 상반기 중 열흘 동안 주간연속2교대제를 적용키로 했다"면서 "이 기간 중 문제점을 찾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2년 연속 무분규 합의는 합리적이고 성숙해진 기아차 조합원들의 현장정서가 반영된 결과"라며 "더욱 성숙된 노사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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