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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직언에 열 받으면 당신은 이미 삼류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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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박사의 리더십 이야기

부하 직언에 열 받으면 당신은 이미 삼류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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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부하직원의 직언에 마음속으로 불편한가. 자꾸 직언에 트림이 나오는가. 그렇다면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라.

피터 드러커는 “리더는 칭찬을 받으면 좋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오히려 상반된 의견을 듣고 토론을 나누고 여러 대안을 모두 모색해야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의사결정의 첫 번째 규칙은 반대의견이 없는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반대 발언이 눈치 보며 꼬리 내리지 않고 활성화되려면, 직언한 사람이 여러 면에서 피해보지 않고 오히려 중용된다는 가시적인 조치와 스토리가 필요하다. 주변에 인재가 있는지를 어떻게 아는지 묻는 연나라 소왕의 질문에 곽외는 간단하게 답한다. 인재를 대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인재는 자연스레 모여들기 마련이라고.

어떻게 하면 직언을 하도록 권장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도 마찬가지다. 직언한 사람을 높이 대우해주면 된다. 위대한 리더는 좋은 소식뿐 아니라 나쁜 소식도 가장 먼저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나쁜 소식을 알리는 사람〓나쁜 사람’이란 미신을 갖고 직언파와 고언파를 멀리할 때, 조직에는 허점이 많아진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혹시 있을지 모르는 위험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을 조언자로 둬야 한다. 이런 부하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두면, 당신에 대한 나쁜 정보를 방어해주는 일종의 보호막을 갖게 되는 효과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 보호막을 ‘친선 각서’라고 부른다. 이 각서를 주고받은 사람은 당신 앞에서는 직언을 서슴지 않더라도, 당신 뒤에서 누군가 당신을 비방하면,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다.


앞에서 직언하고, 뒤에서 보호하는 이들이 진정한 충신이다. 직언을 거침없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선심이 일회적 시혜가 아니라 제도로 굳혀져야 한다. 부하직원의 수용과 무기력한 침묵은 다르다.


성공한 리더엔 ‘직언조직’이 있다
직언이 어렵고 불편한 것은 듣는 당신뿐 아니라 말하는 부하가 더하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권위에 약하고 다수의 여론에 휩쓸리는 성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가 직언을 장려하는 제도적 장치나 시스템을 만들어놓지 않고 억지로 하라고만 하면 진정성 없는 제스처가 되기 쉽다.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윗사람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어 아랫사람들을 권위에 굴복하게 할 때 인용되는 고사성어다. 이 이야기의 유래는 이렇다. 진나라 시황제가 죽자 측근 환관인 조고는 거짓 조서를 꾸며 태자 부소를 죽이고, 어리석은 호해를 2세 황제로 세웠다.


조고는 경쟁자인 승상 이사를 비롯해, 그밖에 많은 구신(舊臣)들을 죽이고, 자신이 승상이 되어 조정의 실권을 장악했다. 역심이 생긴 조고는 중신들 가운데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을 가려낼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폐하, 말(馬)을 바치오니 거두어 주시오소서.” 말을 놓고 사슴이라 하니 호해는 “어떻소? 그대들 눈에도 말로 보이오?” 하며 좌우의 신하들을 둘러보았다. 몇몇의 충신들이 호해에게 사슴이 아니라 말이라고 사실을 고했다. 조고는 이때 사실대로 말한 신하들을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이들에게 죄를 씌워 죽여 버렸다.


그 후 궁중에는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조고가 사슴을 말이라고 해도 모두 조고를 따랐다고 한다. 당연히 천하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리더의 결정에 도전할 수 있는 직언과 토론의 문화는 시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만든다. 군주제 시대든, 민주주의 시대든 조직 운영을 잘한 리더들의 공통점은 리더의 결정에 도전할 수 있는 직언의 조직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비판은 삶의 자극제 불편하지만 즐겨라
이들은 자신들의 독단적 결정에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제도적으로 육성하고 진심으로 격려했기 때문에 늘 조직의 위기에 대한 조기경보 시스템을 켜놓을 수 있었다.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닛산 자동차 CEO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판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비판엔 이미 익숙해져 있습니다. CEO에게 비판은 일종의 삶의 자극제죠. 만일 비판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비판으로부터 지혜를 배우고 한 발짝 물러서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없다면, CEO가 될 수 없습니다.” 직원들의 직언이 가장 확실한 경영자문인 셈이다.


직언의 제도적 그룹 양성이 힘들다면, 역할을 제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회의 때마다 ‘악마의 주장법(Devil's Advocate Method)’이라고도 하는 지명반론자법을 제도로서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의 주장과 상관없이 찬반팀을 구성해 토론을 하거나, 충성스런 가짜 반대자 역할을 돌아가며 맡는 것이다.


반론자들은 고의적으로 안건의 단점과 약점을 지적해야 하는 것이다. 누구든 순서가 돌아가니 부하로선 반대자로 찍히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택된 안은 생각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대응방안까지를 포함하고 약점을 보완하게 되므로 보다 더 강력하고 현실 적용성이 높아진다.


경영 컨설턴트 제임스 루카스(James Lucas)는 직언 활성화를 위한 제안으로 보고서에는 ‘반대의견란’을 서식화하고, 회의 말미에 아예 ‘반대타임’을 만들라고 제안한다.
진실을 가차 없이 터놓으며 계급장을 떼고 말할 수 있는 ‘고정시간’과 ‘서류양식’을 구비하라는 충고다. 반대의견의 문을 통과해야 상사에게 도달할 수 있는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다.


직원들이 반대를 표현하기 힘들어한다면, 제도화해서라도 직언을 들어라.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누군가 나서서 거침없이 한마디 할 수 있을 때 조직의 분위기는 살고, 그것은 조기의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부하 직언에 열 받으면 당신은 이미 삼류 상사

상비군을 만들고, 역할을 맡기고, 시간을 만들고, 반대의견을 나눌 수 있는 별도의 ‘소도(蘇塗)’ 공간을 만들라. 반대의 역할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라. 내부에서 반대의 담금질을 세게, 거칠게 당했을수록 주장은 미리 걸러져 허점을 보완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확률은 높아진다. 대안 있는 반대와 직언을 하는 그가 바로 조직의 충신이다.


김성회 칼럼니스트
CEO리더십 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인문학과 CEO 인터뷰 등 현장사례를 접목시켜 칼럼과 강의로 풀어내는 리더십 스토리텔러다. 주요 저서로 <성공하는 CEO의 습관> <내 사람을 만드는 CEO의 습관> 등이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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