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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르포]500도 코일과 피말린 1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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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스코 포항제철소 재선부 3선재공장
2006년 중국산에 밀려 존폐 위기
합리화 통해 고급강 제품 전환···열연·후판보다 수익성 높아



굵은 땀방울은 우리 기업들에겐 새 희망의 에너지다. 글로벌 공략을 향한 생산 현장의 열기는 한 여름 무더위를 무색케할 만큼 뜨겁다.

세계 각지에서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 공장은 쉴 틈없이 돌아가고 있다. 하반기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가고 있다. 본지는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산업 현장을 찾아 '수출 강국'을 향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왔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내리던 비가 그대로 증발할 것처럼 뜨거운 공간. 지난 12일 오후 찾아간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부 제3선재 공장이 그랬다.

초당 110m씩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선재코일의 기세는 엄청났다. 1분에 코일 1개(길이 10km, 무게 5.5t)가 만들어지는데, 직원들은 다음 코일이 나오는 1분 안에 인장실험 및 품질검사를 마쳐야 한다. 기준을 못 맞추면 고스란히 철 스크랩으로 버려야하기 때문이다.


건조대에 걸린 코일은 500℃ 이상의 뜨거운 상태다. 4~7일간 자연건조를 시켜야 제품 특성을 유지할 수 있어 물도 못 뿌린다. 작업복에 방열복을 덧입고 고열에 견디는 특수 장갑을 낀 직원들의 손은 그만큼 빨라질 수밖에 없다.


얼음재킷, 에어팩을 입어도 10분만 일하면 체력소모가 심하다. 그나마 올해는 공장 상층부에 창문과 환기구를 만들어 열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직원들 옆에 제트 팬이라는 강한 바람을 발산하는 기구를 설치해 시원해진 것이란다.



단면이 원형인 강재를 뜻하는 '선재'는 철망ㆍ철사ㆍ못ㆍ볼트 등을 만드는데 쓰이는 철강재다. 제품 가지 수가 수백~수천에 달하고 특성에 맞춰 만들어야 하므로 제선ㆍ제강ㆍ연속주조ㆍ열연ㆍ냉연 등 타 사업장에 비해 생산현장에 투입되는 직원 수도 많다.


국내에서는 포항제철소 선재부가 유일하게 선재를 생산한다. 한 때 최악의 위기까지 내몰렸던 선재부는 지금은 회사를 대표하는 효자 사업부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선재부가 올린 매출액은 2조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6.1%에 불과하지만 이익률은 열연ㆍ후판 등 주력제품보다 훨씬 높았다. 판재류에서 거두지 못한 수익을 선재부가 올린 셈인데, 올해는 지난해(200만t)보다 4% 늘어난 208만t을 생산할 예정인데다가 워낙 불티나게 팔리다 보니 추가 증산을 고민중이다.


선재부가 변신한 계기는 지난 2005년이었다. 당시 저가 중국산 선재에 밀려 판매가 안된 재고를 제철소 도로에 깔아둬야 할 정도로 최악의 불황이었다. 선재만 연간 1억t을 생산하는 중국의 가격ㆍ물량공세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포스코는 일반강을 최소로 줄이고 특수강을 대폭 늘린 생산시설 합리화 조치를 단행했다.


주력 사업장인 3선재공장의 제품 생산 비중은 특수강 84%, 스프링을 만드는데 쓰이는 경강이 12%, 못이나 나사를 만드는 연강이 4%로 바뀌었다. 여기에 연구소를 중심으로 중장기 기술개발 로드맵을 만들고 수요업체가 신청하면 최대한 빨리 제품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했다.


김재호 3선재공장장은 "그 때는 정말 위기였다. 이겨 내려면 기술로 승부하는 수 밖에 없었다"며 "과감히 포기를 하고나니 가야할 길이 뚜렷이 보였다"고 말했다.


체질을 바꾸고 나니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저력을 발휘했다. 자동차 1대에는 150kg의 선재가 사용되는데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요기업들이 앞 다퉈 코일을 달라고 줄을 섰다. 당연히 가격도 오르고 수익성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인천대교에 적용된 고장력 코일 철근은 포스코가 3개월 만에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김 공장장은 "인천대교 사업단에게 신일본제철에 버금가는 코일을 개발하겠다고 했더니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빠른 연구개발 시스템을 갖춘 덕에 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건설되는 국내 교량에는 포스코 제품이 쓰이고 있다.


태양광 전지에 쓰이는 실리콘 웨이퍼를 잘게 썰어주는 소잉 와이어(Sawing Wire)는 미래를 보장해줄 제품이다. 웨이퍼를 얇게 자르려면 와이어도 최대한 가늘게 만들어야 하는데, 포스코는 고강도를 유지하면서 직경은 0.1mm 이하인 극세 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고무된 정준양 회장은 4선재공장 건설을 승인했다. 오는 12월 착공해 2013년 5월에 준공되는 연산 70만t 규모의 4선재공장은 1~3선재공장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모두 녹여 세계가 부러워하는 '꿈의 공장'을 짓겠다는 각오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하반기 강재제품 내수시장 성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자동차, 기계, 가전 등 제조업의 성장이 둔화되는 반면, 건설산업은 소폭 회복이 기대된다. 수요는 둔화되겠지만 상반기 단행한 가격 인상에 이어 하반기에도 철강가격이 상향 안정화 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수익성은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포스코는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한 영업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김 공장장은 "선재부는 위기를 일찍 겪은 덕분에 지난 2~3년간의 불황기에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내고 지금은 꽃을 피우고 있다"며 "다른 사업장도 100% 가동률을 보이고 있어 생산에는 전혀 문제가 없기는 만큼 하반기에도 견실한 성장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포항=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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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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