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불투명한 회계처리 문제로 거래정지 중인 중국고섬의 소액주주들이 한국거래소와 기업공개(IPO)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중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고섬 소액주주 모임은 법무법인 송현을 통해 거래소와 대우·한화·HMC·IBK투자증권을 상대로 중국고섬의 부실상장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기위해 소송인단을 모으는 등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소액주주 모임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지난 1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1차 소송단을 모집해 다음달 초 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주주 모임은 현재까지 170명 정도의 주주명부와 관련 서류를 법무법인 송현에 전달했다.
소액주주들은 거래소와 주관 증권사들이 중국고섬 IPO 과정에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해 회계상 문제가 있는 기업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상장시킨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국고섬 문제와 관련해 거래정지에 따른 주주들의 피해는 안타깝지만, 거래소는 상장과정에서 관련 규정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며 "아직 소송이 제기된 상황이 아니라 관련 추이를 본 뒤, 소장이 정식 접수되면 법무팀의 검토 등을 거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중국고섬 상장과정에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법적소송까지 검토하게 된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소송이 제기되면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소송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 투자자의 피해 최소화를 무엇보다 우선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내부방침"이라고 전했다.
중국고섬은 지난 1월25일 싱가포르에 상장된 원주를 해외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2차 상장하는 방식으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대우·한화증권이 각각 대표주관·공동주관사를 맡았고, HMC·IBK투자증권은 인수사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상장 2달만인 3월23일 2010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거래정지됐다. 현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특별감사가 진행중이며, 이달 초 PwC는 중국고섬 자회사의 은행잔고 총액이 재무제표에 비해 10억700만위안(약1650억원) 부족한 점을 밝혀냈다.
중국고섬의 정기주총은 특별감사를 이유로 두차례 연기돼 다음달 말로 예정돼있다. 이에따라 중국고섬은 다음달 16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싱가포르와 한국거래소에 제출해야 하며, 만약 회계법인이 '의견거절'을 통보할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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