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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의 입'도 해결책 아니다···세계 경제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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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김영식 기자]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말 한마디에 세계 금융시장이 일희일비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을 시사하자 세계 주식시장은 일제히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 위기를 맞은 경제권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근본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만큼 금융시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버냉키 3차 QE3시사=버냉키 의장은 하원 청문회에서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 이어질 경우 경기부양을 위한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국채 매입 3라운드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금까지 FRB의 QE3 시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고, 사실상 QE3는 없다는 쪽에 무게를 더 뒀는데 방향을 선회한 것은 부진한 고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6월 실업률은 올해 최고치인 9.2%로 올랐으며 실업자는 42만8000명으로 3개월 연속 40만 명을 넘어섰다. 8일 발표된 6월 비농업부문 일자리수는 전달에 비해 1만8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10만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의 전망을 완전히 빗나갔다. 민간 부문 일자리 증가 규모도 5만7000개에 그쳐 예상치 13만2000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고용지표 충격이 FRB로 하여금 시장을 달랠 QE3 카드의 제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QE3를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는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미국 경제가 회복된다면 긴축정책으로의 전환도 시행할 수도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특히 "미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 3% 이상의 성장을 보이는 등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실업률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인플레이션도 억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착수=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디폴트 가능성을 이유로 최고수준인 'Aaa'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 가능한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켰다.


무디스는 "14조3000억달러의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상향조정하는 논의가 현재 의회에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으며 이는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무디스는 패니메이-프레디맥, 연방주택대출은행(FHLB: Federal Home Loan Bank), 연방농업신용은행(Federal Farm Credit Bank) 등 연방정부 유관 기관도 동반 강등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다.


무디스는 지난 1917년부터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평가해 왔으며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1995년 이후 처음이다. 무디스는 지난 달 2일 미국이 7월 중순까지 부채 상한선 인상 조치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신용등급을 'Aa' 범위로 하향 조정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앤서니 크로닌 소시에테제네랄 채권트레이더는 "무디스 강등경고의 의미는 디폴트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일이 있어도 부채한도 상향 합의를 이뤄내야 하며 계속 누적되고 있는 재정적자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이라면서 "의회 당사자들에게는 더 많은 쌍방간 양보를 내놓을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그리스 해법 찾느라 전전긍긍=유럽의 재정위기 사태도 오리무중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버냉키 발언으로 유럽 증시가 오른긴 했지만 근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우선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이어 피치가 13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등급 직전 수준인 'CCC'으로 강등시켜 그리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켰다.


피치는 "민간채권자들의 역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이 신뢰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 못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당초 15일(현지시각) 긴급 소집될 것으로 관측되던 EU 정상회담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난색을 표하면서 내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해결책마련이 뒤로 지는 만큼 금융시장에 드리운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메르켈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의 민간채권단 참여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EU 정상회담이 빨라야 오는 18~19일 소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에 대해 '채무환매(buyback)', 채무 만기 연장, 이자율 인하 등 추가 조치에 대해서는 합의했으나 2차 지원의 핵심인 민간투자자들의 참여 정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독일은 유럽금융안정기구(EFSF)의 구제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롤오버 해주더라고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유로존은 디폴트를 피하면서 민간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묘책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손에 쥔 것은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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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차기 ECB 총재는 "유로존 위기의 전이를 막으려면 당국자들이 명확한 대응을 내놔야 한다"면서 "경제성장 촉진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긴축안 만으로 유로존 국가들이 부채를 줄이는 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회동에 앞서 15일 발표되는 EU내 주요 은행에 대한 2차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결과도 각국이 지원 합의를 이뤄내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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