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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베트남 경제현장을 가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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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호치민(베트남)=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계란 1팩(10개) 789원, 멸치 200g 1713원, 우유 1000㎖ 1274원, 롤케익 1개 1800원, 생오징어 150g 1460원, 캔맥주 330㎖ 567원, 임페리얼 분유 1통 2만1930원, 초코파이 1상자(12개) 1898원. 국내 대형 할인마트의 '반값 행사' 가격이 아니다.


지난 9일 베트남 최대 경제 도시인 호치민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식품 가격이다. 한국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GDP)이 1100달러를 조금 넘는 것을 감안하면 '살인적인' 수준이다.

최근 5년간 베트남은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직면했다. 2006년 6.6%이던 물가상승률은 2007년 12.6%로 폭등했고, 2008년에는 22.9%의 사상 최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물가안정 정책에도 올해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16.3%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 5월과 6월의 물가상승률은 각각 17.7%와 20.8%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베트남의 인플레이션은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함께 베트남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응웬 푸엉 응아(Nguyen Phuong Nga)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올해 초부터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이자율을 높이는 등 물가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의 물가관리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베트남 정부도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를 9%로 잡았지만 지난 2월 일찌감치 15~16%대로 상향 조정했다.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2007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외국인 투자자가 몰리면서 통화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같이 늘어난 현금 자산이 부동산 투자로 몰리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있다.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KOTRA) 하노이센터 관계자는 "외국인 직접 송금이 늘어나면서 통화량이 늘었는데 이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사용하지 않고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물가안정 대책에 따라 대출 금리가 20% 가까이 올랐지만, 대출을 받아서라도 부동산에 투자하는 형국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실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국내 업체가 건설 중인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평당 한화 1500만원, 하노이 시내의 30평대 아파트 임대의 경우 월 300만원이 넘는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의 이런 상황은 3년 이상 지속됐다"면서 "지금은 큰 문제없이 돌아가지만 구조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상승은 임금인상 압박으로 이어지면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초 호치민의 임금인상률은 20%에 달했다. 호치민 총영사관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인력난"이라며 "호치민의 경우 월 150달러였던 임금이 최근에는 200달러까지 인상됐지만 근로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달성하는데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한 '옵션'이다. 베트남 정부는 둔화되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강력한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도 펼쳐야 한다. 베트남이 이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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