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회전률 50%이하... 자금 종목 쏠림 발빠른 대응 못해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투자자문사들의 종목 매매가 확연히 둔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형 랩이 강점으로 내세운 '적극적인 시장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운용종목 쏠림 현상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중 국내 주요 10개 자문형 랩의 월 평균 주식회전율(월거래대금/월주식계좌평잔)은 68%로 집계됐다. 자문형 랩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한 지난해 상반기에 월 100%를 상회하던 것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결과다. 특히 브레인, 코스모 등 계약고 1조원이 넘는 대형 자문사들의 자문형 랩 회전율은 50% 이하에 그쳤다. 국내 성장형 펀드의 회전율(연 300~600%)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 조정국면에서도 일반 펀드와 별 다를 바 없는 순발력을 보인 셈.
조정장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함에 따라 운용성적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2분기 중 10개 자문형 랩의 평균 수익률은 -1.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0.22%를 밑돌았다. 절반이 넘는 6개 자문사는 손실을 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비슷한 투자전략을 사용하는 압축포트폴리오 펀드는 2분기 평균 0.19%의 수익률을 보였고 전체 20% 이상은 3~10%의 수익을 거둬 자문형 랩과 비교가 됐다.
시장 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대응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자문형 랩이 조정장에서 쉽게 움직이지 못했던 것은 큰 덩치와 종목 쏠림 탓이다. 브레인, 코스모, 창의 등 대형 자문사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소수 종목에 대한 자금 편중이 심해진데다 중소형 자문사들의 포트폴리오 역시 대형사들과 겹치면서 이들의 영향권 안에 들어왔다. 현대차는 10개 자문사 가운데 8개가, 현대모비스와 SK이노베이션은 절반 가량이 중복 편입해 있는 상황이다. 호남석유와 OCI 역시 3개 이상의 자문형 랩이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이 때문에 지난 5월과 6월에는 일부 종목이 자문사 매매 루머에 휩싸이면서 급등락하기도 했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자문형 랩의 규모가 커져 종목을 움직이기 어려워지면서 펀드와의 차별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자문사들도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 대형사들이 아예 운용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자문사들은 시장 상황에 따른 대응일 뿐 규모가 커져서 종목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가지고 있던 종목들의 수익률이 좋아서 움직일 필요성이 없었고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매할만한 환경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잠시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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