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50개 중앙 부처와 기관이 기획재정부에 2012년 예산 및 기금으로 모두 332조6000억원을 요구했다. 올해 예산보다 7.6%(23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요구액 증가율도 최근 5년 평균치(6.9%)를 웃돈다. 당초 정부가 '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잡아 놓은 내년도 예산 규모는 324조8000억원. 요구액보다 7조8000억원이 적다.
재정부는 7일 부처별 요구액을 공개하면서 "취득세 인하에 따른 국고 보전분 등 이번 요구에 포함되지 않은 대규모 사업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요구액 증가율은 2005년 총액배분자율편성제(톱 다운)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대 분야별 요구 현황을 보면, 연구개발(R&D)과 일반공공행정, 교육, 외교·통일, 보건·복지·노동, 국방 등 6개 분야의 요구액 증가율이 높았다.
R&D에선 13.7%(2조원)의 예산 증액을 요구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12년 R&D 예산 규모를 2008년보다 1.5배 늘린다는 연차 투자 계획에 따른 것이다. 지방교부세 수요가 늘어 일반공공행정 부문 요구액도 11.0%(5조8000억원) 확대됐다. 외교·통일 분야 요구액은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등으로 8.0%(3000억원) 증가했다.
예산 규모가 가장 큰 보건·복지·노동 부문에서도 요구액 증가율은 7.2%(6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기초생활보호제도 등 의무 지출 대상자가 늘어난 게 주 요인이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후 국지 도발에 대비한 방위력 개선 필요성이 높아져 국방 분야 예산 요구액 역시 6.6%(2조1000억원) 늘었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과 문화·체육·관광, 환경, 농림수산식품 등 4개 분야의 예산 요구액은 올해 예산보다 적었다.
SOC 분야 예산 요구액은 올해보다 13.8%(3조4000억원) 감소했다. 내년에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 분야에서도 대규모 국제대회와 건립 사업이 끝나 6.2%(3000억원) 요구액이 줄었다. 환경 분야에서도 4대강 수질개선 작업이 종료돼 5.8%(3000억원) 요구액이 감소했고, 농림수산식품 예산 요구액 역시 쌀 직불금 축소 등으로 2.7%(5000억원) 줄었다.
재정부는 "재정건전성 조기 회복을 위해 재정총량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면서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해 재정수지를 올해(GDP의 -2.0%·-25조3000억원)보다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정부의 계획은 2012년 재정수지를 GDP의 -1.1%(-14조3000억원)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재정부는 이런 원칙을 토대로 9월 말까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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