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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유치]평창, 뮌헨 이길 수 있었던 3가지 요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평창이 3수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획득했다. 긴 기다림 속에 얻은 결실은 삼박자의 조화가 이뤄낸 쾌거다. 정부관계자를 비롯해 평창유치위원회, 기업인, 대한체육회(KOC) 등은 하나로 마음을 모았다. 김연아,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 젊은 피들은 활기찬 이미지로 스포츠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두 번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마련한 체계적인 준비는 상대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평창의 승리는 우연이 아닌 끝없는 노력의 결실이었다.


▲ 평창에 영광을 가져온 주역들

이전부터 조심스레 점쳐진 승리. 하지만 평창은 방심하지 않았다. 앞선 두 차례 도전에서 막판 발목을 잡힌 까닭이다. 평창유치위원회를 비롯해 정부, 기업인, 스포츠 인사들은 막판 유치 경쟁에 총력을 쏟아부었다. 그 선봉장은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그간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직접 남아공 더반을 찾아 평창의 명분과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진두지휘는 큰 효과를 발휘했다. 이건희 국제올림픽(IOC) 위원은 “우리나라 대통령까지 오셔서 저보다 더 많이 뛰고 계신다”며 “처음 왔을 때보다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 화룡점정은 IOC 총회의 투표에 앞서 열린 영어 프레젠테이션(PT)이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밝힌다”고 운을 뗀 뒤 “동계올림픽 유치과정에서 대한민국이 한 모든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였다”며 “열심히 준비했다. 우리는 여러분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건희 IOC 위원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평창이 유치경쟁에서 탄력을 받은 건 이 위원이 2009년 말 특별사면을 받고 합류하면서부터다. 2010년 2월 밴쿠버 IOC 총회에서부터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나서며 IOC 관계자들에게 유치 열기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 5월 로잔 브리핑에서 “만날 사람은 다 만났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유치 경쟁에 끌어들인 것도 이 위원의 노력 덕이었다. 그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 박람회에서 유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무도 모른다”며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해 3월 청와대 오찬에서 “두 번의 실패가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위원이 외부에서 평창을 알렸다면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은 내부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IOC 위원들을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한편 다양한 대외행사를 주도했다. 움직임은 감성적이면서 치밀했다. 지난해 2월 밴쿠버올림픽 ‘코리아하우스’ 개관식에서의 일화만 봐도 이는 쉽게 알 수 있다. 직접 행사장에 참석, IOC 및 국제스포츠단체 관계자들에게 손수 음료를 대접하고 편지를 전달했다.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월 IOC 실사평가단이 입국했을 때도 버스에서 마이크를 잡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세심한 배려로 외부 인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 활력 불어넣은 ‘젊은 피’


투표가 진행된 남아공 더반에서 평창의 이미지는 내내 활기찼다. 두 차례 실패로 자칫 우울하게 보일 수 있는 분위기를 ‘젊은 피’로 보완한 덕이었다. 그 주역은 김연아와 문대성 IOC 선수위원이었다.


2010 밴쿠버올림픽 피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는 2011년 세계피겨선수권이 끝난 지난 5월부터 평창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5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후보도시 테크니컬 브리핑에서 생애 첫 프레젠테이션을 가졌다. 자신의 어렸을 적 경험을 IOC위원들에게 들려주며 평창동계올림픽이 어떻게 다른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지 역설해 박수를 받았다. 특히 IOC위원들은 평창 부스까지 찾아와 김연아와 기념 촬영을 하는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연아는 특히 라이벌 뮌헨의 집행위원장을 맡은 ‘피겨 레전드’ 카타리나 비트(46)와 ‘신구 피겨 여왕’의 맞대결 구도로 유례없는 해외 언론과 팬들의 이목까지 집중시켰다. 화려한 경력과 노련함을 앞세운 비트에 김연아는 친근함과 꿈을 이야기 하는 '희망의 아이콘'으로 표심을 흔들었다. 이번 승리로 김연아의 스포츠 외교력은 향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2004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의 활약도 눈부셨다. 2008년 아시아 최초로 선수 출신 IOC 위원에 선출된 그는 전 세계 IOC 위원들을 만나기 위해 수없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평창유치위 관계자는 “문대성 위원 비행기 마일리지가 50만을 훌쩍 넘었다”며 “지구를 다섯 바퀴는 돌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대성은 이번에도 ‘스킨십 외교’를 적극 활용했다. 2008년 IOC 위원으로 선출될 당시 발차기 시범을 보여 달라는 외국 선수들의 요구에 허물없이 시범을 보여줬던 특유 친밀한 접근을 또 한 번 재현하며 IOC 위원들에게 아들처럼 다가갔다.


평창유치위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성공과 함께 이들 젊은 스포츠 외교관들의 눈부신 활약이 자꾸만 스포츠 국제무대에서 변방으로 밀려났던 대한민국의 입지를 한층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 두 번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


평창의 준비는 노련했다.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와 비교해 국민적 열기나 제반 여건 등에서 우월함을 과시하며 선두로 평가받았지만 자만하지 않았다. 두 차례 실패로 동정론이 불거졌을 때도 그러했다. 호평이 거듭될수록 IOC 위원들의 표심을 확실하게 공략하기 위해 막판까지 유치 경쟁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앞선 두 차례 유치전에서 모두 2차 투표에서 미끄러졌다는 사실을 상기, 승부를 1차에서 매조를 짓겠다는 전략을 고수했다.


조양호 위원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을 그 분수령으로 내다봤다. 올림픽 무브먼트 확산을 위한 아시아 개최 필요성, 평창2018의 비전, 컴팩트한 경기장 배치, 약속이행 등 평창만의 강점과 유치명분을 호소하는 데 주력했다. 딱딱한 문구는 ‘꿈과 희망’이라는 명제로 보기 좋게 포장했다.


가장 먼저 나선 건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한 나승연 유치위 대변인이었다. 조양호 유치위원장, 이명박 대통령, 김진선 특임대사, 김연아, 문대성 IOC 위원,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토비 도슨 등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 국민에 올림픽 가치에 관한 강력한 교훈을 남겼고 국민에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줬다. 지금 한국은 올림픽 무브먼트와 세상에 보답하기를 원한다”며 대통령으로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보증한다고 IOC 위원들의 지원을 당부했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나는 정부가 한국의 동계 스포츠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며 살아있는 유산”이라며 “이런 성공과 성취의 가능성은 세계 젊은이들이 반드시 누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호 위원장은 평창이 세 차례에 걸쳐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해 얻게 된 장점들을 강조했고 문대성 IOC 선수위원은 ‘선수 중심의 올림픽’을 강조했다. 평창의 PT가 끝난 뒤 IOC 위원들은 흡족함을 표시하며 “엑설런트”를 연발했다. 평창에 내걸릴 오륜기의 서광이 막 비춰지는 순간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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