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식 부회장의 남다른 문화 사랑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조슬기나 기자] "서울에 고가다리를 없애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간담회 도중 신철식 STX 부회장(미래연구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도시에 고가다리가 있으면 햇볕이 들지않는 아래 지역은 방황하는 젊은이와 부랑자 등으로 대표되는 어둡고 침침한 문화가 엄습한다. 신 부회장은 "일본 도쿄에는 고가다리가 많은데 우울하기 그지없다. 도시가 죽었다"는 말로 도쿄를 바라본 소감을 피력했다.
고대역사와 우리나라의 고유무술ㆍ문화 콘텐츠에 조예가 깊은 신 부회장은 "한국은 정말로 대단하다"며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 부회장은 "선박도 디자인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배의 속도와 성능은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이걸 우리나라가 가장 잘해 세계 1등이 됐다"며 "가치를 보는 코드의 차이인데 문화와 역사, 철학 등에서 어마어마한 지적 유산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잠재력이 발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보유한 콘텐츠의 경쟁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신 부회장은 20년 전부터 드라마 사극을 통해 세계로 나아가고자 했던 조상들의 담대한 기상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용의 눈물'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제작되고 있는 고구려, 백제 이야기까지도 신 부회장 등 뜻있는 사람들이 이뤄낸 결실이다.
하지만 신 부회장의 눈에도 한국이 100%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승리하려면 평준화로는 이룰 수 없다"며 "21세기가 요구하는 사회는 정말 잘하는 사람들이 이끄는 사회다. 사회 지도층들이 이를 빨리 인지하고 전파하고 공유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 느리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그는 "비생산적인 것에 너무 매달리고 있다. 책임을 지지 못하는 화두를 꺼내 사회가 자빠질 정도의 위기를 만들고, 여기에 시간과 돈, 에너지를 너무 낭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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