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 수두룩 '3.7% 하락', 하반기도 돌파구 없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골프회원권시장이 해저드에 빠진 모양새다.
상반기 내내 악재가 쌓이면서 연초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고, 앞으로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특히 금융감독원과 국토해양부 등에서 연거푸 비리가 불거지면서 이명박 정부가 대대적인 공직사회 기강 단속에 나서 사회적인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부패와의 전쟁'까지 선언해 대기업까지 골프에서 멀어지고 있다.
▲ 외부 악재 '줄줄이'= 연초에는 그나마 '신년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 가격을 낮춘 저점 매물에 매수세가 증가했고, 상승폭도 키웠다. 초고가의 '블루칩'들은 매물부족현상까지 보였고, 수도권 근교의 골프장들도 이 분위기에 편승했다. 하지만 호시절은 잠깐, 2월부터 신규 물량이 속속 가세했고, 입회금 반환문제가 대두되면서 투자심리가 순식간에 위축되기 시작했다.
대외적으로도 금리 인상과 중동 사태, 일본 대지진 등 대형 악재들이 쏟아졌다. 대지진은 방사능 누출 우려까지 일으켜 야외활동 자체를 자제하게 만들었다. 저축은행 사태와 일부 건설사들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채권, 부동산 시장의 냉각 등으로 시세는 본격적으로 곤두박질쳤다. 6월 중순부터는 장마와 휴가철 등 계절적인 요인 탓에 거래가 아예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 블루칩과 지방골프장의 '선방'= 에이스회원권거래소는 상반기 골프회원권이 연초 대비 3.7% 하락한 것으로 집계했다. 초고가 회원권이 4.6%로 유일하게 상승한 게 이채. 고가대는 6.9%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고, 중가대도 6.6%나 빠졌다. 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저가대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지역별로는 예상대로 중부권이 4.5%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영남권과 호남권 등 지방이 소폭 올라 예년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락폭이 가장 큰 종목은 안성골프장으로 주변에 신설골프장들이 줄지어 개장하면서 무려 24.2%가 떨어졌다. 경춘고속도로 개통으로 수혜를 입었던 라데나와 엘리시안강촌 역시 이 지역 골프장 개발붐으로 20% 이상 하락했다.
▲ 회원권은 "이용권이야"= 올 상반기에는 매매 형태의 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장 환경과 시세변동으로 투자보다는 이용 가치에 초점을 맞춘 실리적인 매매가 주축을 이뤘다"고 요약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접대용 고가 회원권 대신 중, 저가대와 주중회원권이 인기를 끌었고, 지역별로도 수도권 외곽과 강원, 충청권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지인들과의 라운드나 동호회 등 비용에 민감한 골퍼들의 경우 지방골프장에 부여했던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이 폐지되면서 그린피 인상으로 이어지자 그동안 세제 혜택을 받지 못했던 여주, 이천 등 수도권 외곽 골프장의 경쟁력도 살아났다. 고가의 정회원권보다 비교적 저렴한 주중회원권 매수가 크게 늘어난 점도 이 때문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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