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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월세대란 ?...서민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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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주택 월세시장이 심상찮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월세 가격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월세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전세 물건이 월세로 전화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생활비와 자식 교육비 등을 내기도 빠듯한 데 월세까지 오르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한 묘책이 절실한 이유다.


◇월세값 상승세 뚜렷=5일 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의 평균 월세는 지난해 동월 대비 2.8% 올라 지난 1996년 10월(2.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분기별로도 지난 2분기 월세 가격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6% 올라 1996년 3분기(2.8%)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 가격 역시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4.6%로 2003년 5월(4.8%)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 2분기 전세 가격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4.3% 상승해 2003년 2분기(4.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집값 약세가 이어지면서 전·월세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다. 또 입주 아파트가 줄고 전세의 월세 전환이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주거 형태가 최근 들어 전세에서 '보증부 월세'(반전세)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임대 계약을 전세 대신 월세로 돌리거나, 전세금이 오른 금액만큼을 월세로 받는 보증부 월세로 전화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약 비중은 지난 2008년 5월 58.2%에서 올해 5월 54.2%로 떨어졌다. 반면 전세금 일부나 오른 만큼의 전세금을 월세로 지불하는 보증부 월세는 같은 기간 39.6%에서 43.3%로 늘었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전세난과 집값 하락 영향으로 보증부 월세 전환 추세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40.8%를 차지했던 보증부 월세는 올 5월에 43.3%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무려 2.5%포인트나 늘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기존에 전세를 놓고 있는 집주인이라도 수익이 높은 월세로 돌리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이면서 전세를 끼고 주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줄어든 대신 소형 아파트나 다가구 등으로 등으로 월세를 놓아 안정적 수익을 얻으려는 경우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세입자 입장에서 울며겨자먹기로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 개포동 우정공인 관계자는 "큰 폭으로 오른 전셋값이 부담돼 전세금 상승분의 일부를 보증금으로 돌리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무주택 서민 주거 안정 위협=월세값이 오르면서 월세 이율도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통계가 잡힌 5월까지 월세 이율은 올 들어 약세를 이어갔다. 기존의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부쩍 늘어난 때문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0.94% 였던 월세 이율은 3월 0.93%로 떨어졌다가 5월 0.92%로 또다시 하락했다. 하지만 그 이후 전세와 월세 값이 많이 오른 점을 감안하면 6월에는 월세 이율이 소폭 반등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월세이율은 전·월세 전환율, 즉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이자율을 말한다. 가령, 아파트 전세금이 1억원이고 집주인이 이를 보증부 월세로 바꿔 5000만원을 보증금으로 하고 나머지 5000만원분을 월세로 받는다면 월세이율이 1%일때 매달 50만원, 0.94%이면 47만원이 된다.


전세의 대안으로 월세를 선택하기에는 무주택 서민들의 부담이 만만찮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의 월세 평균 이율인 0.92%는 연이율로 따지면 11.04%으로, 예컨대 1억원의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돌렸을 경우 연 110만4000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4.1~4.3%)에 견줘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집 없는 자는 지출이 생기고 집 있는 자는 소득이 생기게 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세시장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전세의 보증부 월세 전환은 전세 물건 부족 현상을 부추겨 전셋값 상승을 야기하고, 이것이 다시 월세 가격을 끌어올리는 악순환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변 여건도 녹록치 않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간 전국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19만5034가구로 지난해보다 34.4% 줄어든 반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는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올해 다른 곳으로 이사할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만 2만4000여 가구에 이른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월세가 늘어날수록 전세난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선진국보다 낮은 공공임대 비율을 높이는 한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비 보조(주택바우처)와 공정 임대료 책정 시스템 도입, 기업형 임대사업자 육성 등 임대차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 임대차 유형별 비중>
(단위:%)


전세 보증부 월세 순수월세


2008년5월 58.2 39.6 2.2
2009년5월 58.1 29.3 2.7
2010년5월 55.9 41.4 2.7
2010년12월 56.2 41.2 2.7
2011년 1월 57.0 40.2 2.8
2월 56.8 40.8 2.4
3월 55.2 42.4 2.4
4월 54.6 43.0 2.5
5월 54.2 43.3 2.6
자료:국민은행


<월세 가격 상승률 추이>
※전년 동월 대비(단위:%)


2011년 1월 1.6
2월 1.9
3월 2.1
4월 2.3
5월 2.6
6월 2.8


자료:통계청






조철현 기자 ch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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