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이 4일 만난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을 이끌 차기 지도자로 알려진 시 부주석과 차기 대권주자가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 대권주자들이 시 부주석과의 면담을 타진했으나 모두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면담을 6개월 전부터 기획한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3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방중 계획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되다가 안 되다가…정말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손 대표의 위상도 6개월 동안 변화가 많았다"고 말해 지난 4ㆍ27 재보선 이후 분당에서 배지를 단 손 대표가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르면서 시 부주석과의 면담도 탄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시 부주석과의 면담이 확정되자 외교부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면서 "어떻게 성사시켰냐"라는 문의 전화가 왔다고 한다. 우 의원은 "혹시라도 현 정부가 (면담을) 깰까봐 보안을 지켰다"며 "외교부에 시 부주석과 면담을 한다고 알린 게 일주일도 안 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이 일본과 중국의 미래지도자들과의 면담 기획을 한 것은 지난해 12월께다. 지난해 10월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손 대표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 지도자들과의 면담을 추진했다. 이를 우 의원이 도맡게 된 것. 그는 중국의 인민외교학회를 비롯해 대외연락부 등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사용했다고 했다. 우 의원은 옥스포드대학원에서 중국경제 분야를 전공했고 이후 상해 사회과학원 등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일한 '중국통'으로 중국 젊은 정치인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우 의원은 손 대표와 보시라이(薄熙來) 충칭 당서기와의 친분이 시 부주석과의 면담 성사에 결정타였다고 한다. 손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에 랴오닝성과의 자매결연으로 당시 성장이었던 보 서기와의 인연을 맺었다. 보 서기는 부총리를 지낸 보이보(薄一波)의 아들로 내년 가을 공산당 권력 개편 때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 9인 상무위원회 진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또 "아직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시 부주석하고 보 서기와 함께 리위안차오(李源潮) 중앙조직부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들의 면담이 모두 이뤄지면 손 대표는 중국의 차기 지도자를 비롯해 미래 권력으로 떠오른 이들을 만나는 셈이다. 이들 3인 모두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 의원은 "내년에는 우리도 대선이 있지만, 일본은 올해 총리가 바뀔 가능성이 높고 미국, 중국, 러시아 모두 내년에 최고 지도자가 바뀐다"며 "손 대표의 방중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고 차기지도자들을 만나 외교무대에서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라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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