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공효진 “운이 좋았고, 앞으로 계속 좋을 거라고 믿으려고요”

시계아이콘10분 4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공효진 “운이 좋았고, 앞으로 계속 좋을 거라고 믿으려고요”
AD


지난 몇 달 동안 그녀는 참 부러운 여자였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독고진과 어느 곳 하나 빠질 데 없는 남자 윤필주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던 MBC <최고의 사랑>의 구애정. 그러나 이 여자를 질투할지언정 미워할 수 없었던 건, 구애정을 연기한 배우 공효진의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뷰 100’의 테이블 앞에 앉은 공효진이란 사람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사랑하는데도 사랑을 받는데도 전혀 의심 없는 태도였습니다. 누군가 자신에게 주는 관심과 사랑을 의심하지 않기란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시대. 공효진은 그 사랑이 너무 과분하다고 도망가거나, 너무 당연하다고 무시하지 않고 감사히 받아들이는 보기 드문 여자였습니다. 제대로 사랑받을 줄 아는 여자, 필요 이상의 겸손으로 스스로를 폄하하는 대신 열심히 살아온 스스로를 대견해 할 줄 아는 건강함을 가진 배우 공효진과의 인터뷰 시간은 그렇게 지난 상반기, 최고의 즐거운 순간으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


100: 두 남자 사이에서 정말 비현실적인 사랑을 받는 역할이었잖아요. 어떠셨어요? 구애정. 이 여자가 마음에 들었나요.
공효진: 저는 이 여자가 참 좋았어요. 대쪽 같다, 잡초 같다 이런 말 보다는, 고속도로에 어떻게든 비집고 피어난 들꽃 같은 여자랄까. 왜 사랑받는지, 이 여자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뭔지도 알겠더라고요. 일단 참 착한 여자잖아요. 어떤 소용돌이에 휘말리지도 않고, 작은 것에 감사하면서 많은 일들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물론 그것 역시 지난 십여 년 간 비호감으로 살아오며 쌓인 인생의 노하우겠지만. (웃음)

“차승원 선배는 마초예요. 참 귀여운 마초”


공효진 “운이 좋았고, 앞으로 계속 좋을 거라고 믿으려고요”


100: 그동안 많은 남자배우들과 일해 왔지만 차승원 씨의 에너지는 많이 달랐을 것 같아요.
공효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에너지였어요. 일단 <눈사람>때 조재현 선배님을 제외하면 또래 배우들과 주로 작업을 했잖아요, 그런데 차승원 선배는 뭐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까.... 마초예요. (웃음) 참 귀여운 마초. 처음엔 그래도 어른이시고 한참 선배니까 긴장을 많이 했어요. 눈치도 보고. 그런데 금방 친구처럼 편안해졌어요. 원래 그 벽을 넘기기 어려운 배우들이 있잖아요, 카리스마를 부리는 사람들. 그런데 오빠는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는 사람이죠. 독고진 같은 사람이었어요, 저한테는. 그리고 지금도 독고진 같아요.

100: 지난 작품들에서도 그랬지만 특히 <최고의 사랑>을 보면서 공효진이 균형감이 좋은 배우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가 있었어요. 자기 연기에 집중하기보다는 늘 그 순간, 앞에 있는 배우에게 가장 집중하는 느낌이랄까. 그러다보니 독고진 같이 다소 과한 캐릭터를 만나도 두 사람이 있는 풍경의 합은 과하지 않도록 밸런스를 맞추시더라고요.
공효진: 한국에서 드라마를 찍는 환경이란 것이 배우가 정신을 잠깐 놓으면 잘못된 연기가 방송을 타고 나갈지도 모르는, 거의 라이브 무대거든요. 그 와중에 다른 배우에게 맞추기 위해 자신의 연기를 바꾸기라는 건 어려운 일이죠. 아마 독고진은 독고진의 연기를 했을 테고, 저도 제 톤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게 다 일거예요.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제가 상대방 연기를 보면서 연기하는 사람인건 맞아요. 남의 대사를 들어야 그때서야 제 대사가 기억이나요. 사실 대화란 게 그런 거니까요. 하지만 차승원 선배는 아마 제가 그 앞에 없더라도 혼자 모든 연기가 가능하실 거예요. 본인 대사 외에도 모든 대본을 다 외우세요. 중간에 끊어서 가더라도 오빠는 혼자 시작할 수 있는 배우고, 저는 앞의 대사를 쳐줘야 그걸 듣고 연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완벽하게 다른 사람들인 거죠.


100: 영화 <미스 홍당무>처럼은 아니지만 <최고의 사랑>에서도 얼굴이 참 잘 빨게 지더라고요. (웃음) 맛장금 옷 입었던 날, 구애정이 내 여자 친구라고 말하는 TV 속 독고진을 보는 장면처럼요. 표정이 아니라 온 몸의 열이 확 오른 것처럼 보였거든요. <파스타>에서 눈알키스 했을 때도 귀까지 빨게 지셨고.
공효진: <미스 홍당무> 찍고 나서 홍조가 생겼어요. 주름도 많이 늘고. 아! 산업재해예요.(웃음) 사실 저는 눈물을 흘릴 때도 슬픈 기억을 떠올리는 식으로는 접근을 잘 못해요. 그냥 그 상황을 순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100: 김태용 감독님이 유독 집중력이 좋은 배우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혹 전체 맥락이 주어지지 않는다해도 그 순간에 확 빠져드는 집중력이 높다고.
공효진: 판에 박힌 대답일 수도 있지만 슛! 하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가 돌 때 겁을 먹으면 안 돼요. 대신 모두들 나를 봐, 얼마나 잘하는지 라고 생각하면 순간적으로 에너지가 확 생겨요. 나를 믿고 가는 것, 나를 신뢰하고 가는 거죠. 음악 듣고 분위기잡고 그래봐야 기운만 빠지고 오히려 더 긴장해요. 오히려 편하게 있다가 갑자기 슛, 들어갔을 때 순간몰입을 하는 거죠. 만약 내 앞에 독고진이 있고, 이 사람을 사랑한다, 라고 하면 그 순간만큼은 머리와 얼굴 근육을 이용한 웃음이 아니라, 정말 이 사람을 사랑하니까 사랑스러운 눈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마음이 내 근육들을 작지만 제대로 움직여서, 보는 사람들에게 전달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으니까. 그런데 연기를 좀 해줘야겠다,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군더더기가 많이 붙는 것 같아요.


100: 하지만 연기를 하다보면 그런 욕심이 들게 마련이잖아요. 어떻게 쳐내는 건가요?
공효진: 대본 보면서 엄청난 눈물폭풍인가보다, 생각하고 촬영장에 갔는데 실제로는 별로 슬프지가 않은 경우가 있잖아요. 만약 그 상황에서 통곡을 하는 게 억지인 것 같으면 차라리 그 슬픔을 억누르는 느낌으로 연기를 바꿔요. 저는 저를 믿어요. 지금 내가 하는 게 맞는다고, 내 감정의 판단이 맞다고. 억지로는 안하려고 노력해요.


100: 예를 들자면요?
공효진: <최고의 사랑>에서도 기자회견 하러가는 구애정에게 독고진이 처음으로 자신의 상태에 대해 말해주잖아요. 구애정, 나를 팔아 하면서. 대본에는 처음으로 이 여자가 상황을 인지하고 엄청 운다고 되어있는데 현장에서는 막상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독고진이 머리 빡빡 깎고 앞에 나타났다면 모를까, 도저히 죽을 사람으로 안보이기도 했었고. (웃음) 그 이야기를 듣고 당장 그걸 슬픔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오히려 거짓말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것 같았죠. 그래서 그냥 제 판단대로 안 울고 갔죠. 물론 찍고 나서도 이게 맞나 아닌가? 고민도 하긴 했지만요.


100: 혹 그런 고민 끝에 연기를 마치고 나면 그냥 까먹는 편이예요. 아니면 두고두고 생각하는 편이예요?
공효진: 생각 꽤 하긴 해요. (웃음) 잠깐만 내가 너무 덤덤했나. 여기는 너무 많이 웃었나? 하지만 어디에나 다 열연을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매 신에 열연하면 보는 사람도 너무 피곤하잖아요. 진짜 강조하고 싶을 때 강조 할 수도 없고.


“첫째, 장녀, A형의 습관들이 연기하면서 드러나는 것 같아요”


공효진 “운이 좋았고, 앞으로 계속 좋을 거라고 믿으려고요”


100: 그렇게 배우와 캐릭터가 조율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공효진과 구애정이 구분 안 가게 겹쳐지는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공효진: 그런 순간이... 꽤 있었는데요. 특히나 마지막 회가 그랬어요. 이제 이 사람이랑 있는 게 마냥 너무 행복했거든요. 독고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완전히 빙의가 되어 있었어요.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아서 나 너무 입이 찢어지나? 그랬죠. 너무 행복했어요.


100: 이 작품 하면서 너무 예뻐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죠?
공효진: 그저 <파스타>를 거치면서 애교를 떠는데 이젠 노하우가 생긴 거죠. 남자배우를 바라볼 때 가장 사랑스러워 보이는 각도라든지, 계속 눈을 쳐다보다가 남자가 보면 쓱 피하는 것 같은... 여러 스킬까지 생겼죠. (웃음) 게다가 차승원 선배가 키가 워낙 크다보니까 마주 바라보는 게 아니라 위로 우러러 봐야 하잖아요. 그게 유독 사랑스러워 보이는 각도인 것 같기도 해요.


100: 장신의 여배우가 키 맞는 남자배우를 만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공효진: 맞아요. 독고진에게 안기면 목이 꺾일 정도로 키가 컸어요. 게다가 그놈의 ‘충전’은 늘 집에서 이루어지잖아요. 집에서 힐을 신을 수도 없고 (웃음) 오빠 덕을 많이 봤죠. 워낙 남자답게 생겼으니까 상대적으로 제가 하얗고 뽀얗게 보였던 거죠.


100: <내 멋대로 해라> 부터 <최고의 사랑>까지 남자배우들이 공효진 앞에서는 어쩐지 남동생이 되어버리는 느낌이 들어요. 제 아무리 독고진이라고 해도. 모든 남자들을 돌보는 느낌이랄까.
공효진: 그죠...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첫째고 장녀고 A형이라서 그런 습관 같은 게 있죠. 남동생 케어도 해야 하고, 승범이(류승범)도 돌봐야 하고... 다 제가 키운 애들이라. (웃음) 정말 그러다보니 남자 키우는 데는 상당히 익숙해져버렸어요. 연기하면서 상대방이 모르게 그런 느낌을 까는 것 같아요. 조금씩 마음을 주면서 슬슬 내가 너를 다 꿰뚫어 보고 있다는 걸 인지시켜 주는 거죠.


100: 남자들을 그다지 무서워하는 편은 아닌가봐요.
공효진: 저도 가까워지면 나이하고 상관없이 좀 맞먹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웃음) 차승원 오빠도 가끔 저한테 어휴 구애정 얄미워!!!!! 그 표정 짓지 마!!!! 그래요. 뭐 다 아는 것처럼 쳐다본다고. 그러면 이렇게 말하죠. 아유,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100: 아! 얄밉네요! (웃음)


100: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찍을 때는 연기 계속 할 거냐고 물어도 잘 모르겠는데요! 라고 천진난만한 대답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때는 정말 배우를 진지하게 생각하시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공효진: 300만원인가 준다고 해서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고 갔어요. 만날 밤새라고 그러고, 집에 가고 싶다고 하는데 안보내주고. 감독님에게 가서 이거 몇 시에 끝나는 거예요? 저 화면에는 손톱만 하게 나올 것 같은데요? 기둥 뒤에 숨으면 안 보일 것 같은데요, 그러고. (웃음) 그때 제작부장님은 밥 챙겨주는 사람이구나 생각했고, 피디는 뭐하는 사람인데 매일 반바지 입고 저렇게 낚시의자에 앉아 있을까 했죠, 영화라는 것에도 배우 일에도 정말 관심이 없었어요.


100: 김태용 감독님은 “말은 참 안 듣는데 어쩐지 아끼게 되는 말썽장이 느낌”이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공효진: 저한테 ‘남중생’ 같다고 하셨어요. (웃음)


“정말 더 잘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처음 드는 거예요”


공효진 “운이 좋았고, 앞으로 계속 좋을 거라고 믿으려고요”


100: 그러던 사람이 연기를 업으로 삼아야겠다, 결심한 계기가 뭐였어요?
공효진: 사실 촬영 할 때는 애들 밤새는 거 보면서 어휴- 주인공은 하면 안 되겠다 그랬었어요. 게다가 다른 친구들은 소속사도 있고 관심도 많이 받았는데 저는 그렇진 못했으니까. 그냥 빨리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었죠. 근데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가 개봉을 딱 했는데 사람들이 쟤는 누구야? 하면서 갑자기 저한테 관심을 보이는 거예요. 그제야 기획사에서 콜을 하기도 했고. 사실 제 성격이 테니스를 배우던, 피아노를 치고, 공부를 하던 간에 점수를 더 내서 칭찬 받아야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항상 이 정도면 됐어. 이 정도면 괜찮아 했죠. 그런데 정말 더 잘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처음 드는 거예요. 그 솟구치는 욕심이라니. 그런데 스크린 위에 나오는 내 얼굴은 너무 너무 못난이더라고요. 라면 먹고 자다가 나오라고 하면 나와서 찍고 그랬거든요. 되게 못생겼구나, 충격 받았죠. (웃음)


100: 그런데 사람이 각오나 욕심이 생기면 원래는 안중에도 없던 방법적인 것을 고민하게 되잖아요. 연기를 체계적으로 배운 사람도 아니고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그 신선함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순간이 오게 마련이구요.
공효진: 그 시기가 한 2004, 5년 쯤 왔어요. <상두야, 학교가자> 끝내놓고 <천군> 찍을 때쯤이었던 것 같은데 딜레마라면 딜레마, 슬럼프라면 슬럼프였어요.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은 나에게 오지 않고, 재미도 없고 만족도도 없는 작품만 나에게 오는 거죠. 뭐 해야 하지? 아... 사람들이 나를 원하지 않는구나. 그 동안은 나는 잘하는 사람이니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자꾸 노력을 더 하라는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그것도 최측근에서. 그런데 워낙 딩가딩가 살아오던 사람이다 보니까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거예요. 어디서 뭘 배워야 하지? 연기 패턴을 좀 바꿔 봐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때 쯤 만났던 게 <가족의 탄생> 이었죠.


100: 마냥 씩씩하기만 하던 개성 있는 신인 공효진이 아니라, 어른 여자 공효진의 탄생이 아니었나 싶어요. 결국 <최고의 사랑>으로 이어지는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공효진: 사실 이성으로서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나 재주도 없고, 그러기엔 와일드하고 까랑까랑한 이미지가 굳어져서 누군가의 이상형인 여자가 되기는 힘들겠다는 건 알았죠. 그보다는 멋진 여자, 닮고 싶은 여자로 만족해야하나, 하는 생각. 하지만 <고맙습니다>나 영화 < M > 같은 작품을 통해 그 전과 다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준비했던 건 사실이에요. <파스타>의 서유경도 원래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제가 많이 바꾸고 만들어 나간 부분이 크고.


100: 원래는 어떤 캐릭터였는데요?
공효진: 억척이었죠. 머리에 하얀 수건 하나 질끈 동여매고 열심히 일하는 남자애 같은 여자애. 원래 세프랑 많이 싸우고 반항하는 장면도 많은데... 그냥 제가 다 안 해버렸어요. 지금까지 연기한 것처럼 서유경을 쿨하고 시원시원하게 했으면 또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거잖아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너무 힘이 없다고 걱정하시는 거예요. 최쉐프랑 붙는데 게임이 안 된다고, 포스가 밀린다고. 그런데 포스가 밀리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막내인데. 혼나면 무섭고 죽을 것 같고 쉐프가 뭐라고 말만하면 목이 거북이처럼 들어가는 게 정상 아닌가? 그래서 할 수 있는데 몇 번을 더 시켜도 안했어요.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서유경을 제가 가장 얻고 싶은 캐릭터로 만들어 가는데 나름으로는 성공을 했죠.


100: 확신에서 나왔던 고집이었던 거죠? 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공효진: 예, 왜냐면 사람들은 자꾸 익숙한 걸 원하니까. 나를 캐스팅 할 때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원래 생각한 모습을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거죠. 그런데 그 조율의 기간이 짧았어요. 감독님이 편집 하신 후에는 내 말이 맞는 것 같다고 그 이후로 계속 믿어주셨어요. <파스타>의 만족도가 개인적으로 컸던 것도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캐릭터를 그대로 만들어서 보여드렸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걸 대중들이 좋아했다는 것에 대한 기쁨도 있었고요. 귀여운척해도 봐주시고. (웃음) 그래서 끝나고 솔직히는 이런 역할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최고의 사랑>을 만났고, 이제 사람들이 공효진도 사랑스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을 해주시는 게 너무 행복해요.


100: 영화 <미스 홍당무>는 공효진 필모그래피에 보기 드물게 극적인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말투만 보면 거의 독고진에 가깝달까. (웃음) 큰 결심을 한 작품이었죠?
공효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예요. 분명 그런 도박을 걸만한 캐릭터였고 영화라고 생각해서 아예 맘먹고, 꼭 다들 혀를 내두르게 해줘야지, 하는 각오로 시작했죠. 이상한 코트를 입고, 이상한 신발을 신고. 얼굴도 포기하고! 내 치부를 다 보여주겠어! 하는 마음으로. (웃음) 그래서인지 보상심리도 되게 컸죠. 조금만 악플이 올라와도 “너 누구야! 나 공효진이거든!” 이런 글을 쓰기도 하고. 그러니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미스 홍당무>로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얼마나 기뻤겠어요. 막 울고. (웃음) 비로소 세상이 나에게 오케이 너는 승! 이런 판정을 내려준 것 같아서 너무 기뻤죠. 포스터는 제작을 하신 박찬욱 감독님이 고르신 거라 바꾸지도 못했어요. 이경미 감독님이라면 여자로서의 인생 운운하면서 어떻게든 설득해보려고 했을 텐데. 그 빨간 얼굴이 극장 앞에 이따-만 하게 걸려있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그런데 그게 정말 저를 해방시켰어요. <미스 홍당무>를 하고 나서는 아무것도 개의치 않게 되었거든요. 다 봤잖아요. 뭐가 두렵겠어요. (웃음)


100: 남자친구인 류승범 씨 반응은 좀 다르지 않았을까요?
공효진: 승범이는 그 영화를 진짜 좋아해요. 한참 칭찬해줬어요. 사실 걔가 칭찬에 인색한 아이거든요. 비로소 내가 자기보다 연기를 좀 더 잘한다는 걸 인정해주기 시작한 거죠. (웃음) 그리고 그때부터 갑자기 자기 영화 A 편집본을 가져와요. 자! 어떤 부분이 어떻다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줘, 하면서 내 모니터링을 받아 적어요. 하하하. 그 동안 제 연기를 되게 무시했거든요. 어휴- 연기에 ‘연’자도 모르던 공효진 내가 키웠는데... 이러면서. <가족의 탄생> 카메오 해주려고 왔을 때도 “효진아, 조금 더 어른스러운 연기를 해” 뭐 이러면 “뭐야, 오늘 처음 와놓고 내 연기를 뭐 안다고 그래?” 하면서 티격태격했죠. 예전에는 서로 연기에 대해서는 별로 말을 잘 안하는 편이었는데, 어느 시점부터는 정확하게 가장 냉철하게 모니터해주는 사이가 되었어요.


100: 하지만 그때는 두 사람이 잠시 헤어졌던 시기였는데 <가족의 탄생>에서 헤어진 남자친구 역으로 류승범 씨를 추천한 게 효진 씨였다면서요.
공효진: 재밌잖아요. 나랑 싸우는 옛 남자친구 역할인데, 잠깐 나오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하는데 류승범 이상이 없었죠. 개봉하고 승범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했어요. 너 때문에 이 영화가 30% 이상 좋아진 것 같다. 너의 연기 때문이 아니라 너의 존재감 때문에. (웃음)


“점점 배우로서 더 인정받고 싶다는 꿈이 자꾸 생겨요”


공효진 “운이 좋았고, 앞으로 계속 좋을 거라고 믿으려고요”


100: 이경미 감독은 “공효진은 같이 있으면 신나는 사람”이라고 말하시던데, <공효진의 공책>을 읽으면서 가족의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자란 긍정적인 사람이란 걸 느꼈어요. 특히 오징어도 씹어서 줄만큼, 아버지의 사랑은 유독하신 것 같던데요.
공효진: 어느 날 회사에서 전화가 온 거예요. 팬클럽 회장이 ‘홍콩공’이란 사람이 공효진 아빠라고 사칭하는 것 같은데 확인 좀 해달라고. 그래서 문자로 ‘홍콩공’이 아빠야 설마? 했더니. 처음엔 아닌데? 하시는 거예요. 아빠는 ‘HONGKONGGONG’이라고 영어로 썼다고.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사업하시던 곳이 홍콩이었거든요. 푸하하. 이제는 커밍아웃하고 제 공식 사이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세요. 드라마 현장에 팬클럽에서 간식해서 보내시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자기가 20만원 냈다며!


100: 하하하. 공효진 씨의 독고진은 아버지시네요. 특유의 긍정성도 이런 사랑에서 비롯되었겠군요. 그런데 예술을 하는 사람의 촌스러운 강박일 수도 있는데 고통에서 무언가가 나와야 한다고 믿는 분들도 많잖아요. 그게 에너지원이 되는 배우들도 있고요.
공효진: 승범이 보면서는 그래요. 배우는 슬픔이나 외로움 같은 것들이 잠재된 시한폭탄처럼 안고 있어야 한다고. 그런데 저는 정말 그런 게 없거든요. 평탄하게 둥글게 살아온 삶이었으니까요. <최고의 사랑> 찍을 때도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그때 느꼈던 제일 큰 두려움 중 하나가 긍정의 에너지를 잃어버릴 것 같아서였어요. 나를 방어하기 위한 이상한 태도가 생길까봐. 가끔 여배우들에게서 발견되는 과한 카리스마는 나 우습게 보지 마, 하는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가시처럼 돋아져 나온 거잖아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독기가 생길까봐 두렵기도 해요. 가장 경계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지금만 봐도 20대 초의 내 성격과는 많이 달라져버렸거든요.


100: 어떻게요?
공효진: 옛날에는 뭔가를 거부한다거나 거절한다거나 하는 걸 잘 못했어요. 예전에는 정말 대책 없이 긍정적이었거든요. 내가 귀찮더라도 손해 보더라도 그냥 했죠. 중간엔 하기 싫은데도 억지로 했고, 해야 하니까. 그런데 지금은 못하는 것은 정확하게 자를 수 있고 뒤도 안돌아볼 수 있게 된 거죠. 싸인이나 사진 같은 아주 간단한 문제부터 큰 결정에 대해서도요. 냉철해지기도 했지만 냉소적으로 변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난 더 이상 20대가 아니고 누가 봐도 어른인 나이잖아요. 삶은 더 치열해질 거고, 나는 더 어른이 될 거고, 더 많은 일을 겪을 테고. 사람들은 더 큰 기대를 할 거고, 더 많이 실망할거고, 나는 더 많이 창피해질 텐데. 그러니까, 인생에서 뭐가 더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하고 있는 시기예요. 지금이.


100: 요즘처럼 많은 사랑을 받을 때가 가장 무서운 순간이 아닐까요?
공효진: <미스 홍당무>로 여우주연상 받고 세상이 바뀔 줄 알았는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나더라고요. (웃음) 왜 하필이면 이럴 때가 비수기야, 난 왜 이렇게 운이 없지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을 바뀌었어요. 당장 오지도 않은 것에 대한 걱정을 좀 접고 그냥 이 시간을 좀 즐기려고요. 나는 운이 좋았고, 앞으로 계속 좋을 거라고 믿으려고요. 물론 그 사이 침체기를 겪어본 적도 있고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도 알고, 방법들을 많이 찾았죠. 어떤 일도 지나고 보면 크게 대세에 지장이 없다는 것도 알았기 때문에 굳이 소심하게 굴지 않고 멋있게, 대범하게 해버리니까 오히려 그게 더 당당해 지는 것 같고요. 그냥 배우 말고 제 인생도 살고 싶어요. 아, 빨리 지산 록페스티벌이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케미컬 브라더스도 오잖아요!


100: 안 그래도 록페스티벌에 가장 어울리는 여배우에 뽑혔던데요?
공효진: 우아 정말요! 그거 정말 멋진 일인데요! 나 얼마 전에 가족이 되어보고 싶은 연예인 1위도 했는데. (웃음) 록페스티벌 가는 건 1년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에요. 제가 술을 잘 못해서 만취상태로 즐기지는 못하지만.


100: 그런데 바로 영화 들어가셔야 하잖아요.
공효진: 한 달 후 쯤 부터 하정우 씨랑 <러브픽션>이란 영화를 찍는데 혹시 그러면 페스티발 날짜는 빼달라고 회사에 말해놔야겠어요. (웃음) 이 영화는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시나리오 읽고 홀랑 반했거든요. 애교의 끝을 보여주겠어요! 베드신도 있어요, 처음으로.


100: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니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혹 그것이 공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공효진: 글쎄요. 그냥 쉽게 만약 적절한 나이에 결혼을 해서 안정적으로 사는 거랑, 멋지게 모든 것을 다 섭렵하면서 배우로서 싱글로 사는 거랑 둘 중에 하나를 잡으라고 하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슬슬 후자로 가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점점 배우로서 더 인정받고 싶다, 이름을 더 높이 알리고 싶다는 꿈이 자꾸 생겨요. 둘 다 잘하는 건 쉽지 않겠죠. 어쩌면 가능 할 수도 있겠지만. 아... 뭐가 좋을까요? 지금은 정말 답을 못 내리겠어요.


100: 배우로서의 욕심이 예전보다는 확실히 많아지긴 한 거로군요.
공효진: 네. 확실히요. 아마 답을 못 내리는 이유는 좋은 사람보다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라는 답을 선택할까봐 두려운 건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예전에는 100% 전자였으니까요. 좋은 엄마, 좋은 아내, 내가 인간적으로 웰빙하고 싶었던 욕구가 더 컸으니까. 하지만 요즘엔 만약 내가 인간적으로는 좀 괴롭더라도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가치 있는 영화를 찍을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해요. 그래서 어서 빨리 그런 강렬한 영화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당당하게 많은 것을 얻고 싶어지는 그런 작품, 올인 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을요.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사진. 백은하 기자 one@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2606:30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506:30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206:30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107:00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006:30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411:00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대한민국 국민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는 평균 10.1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의 4.15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부산과 서울 등에서 무연고 사망자 수가 많았다. 24일 아시아경제가 전수조사를 통해 집계한 무연고 지수에 따르면, 전국 평균 무연고 지수는 2021년(4.15)보다 크게 높아진 10.19로 나타났다. 무연고 지수는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를 계산한 수치다. 이렇게 산출된 무연고 지수가 10을

  • 25.12.2411:00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지난달 27일 부산 중구 영주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정재남씨(86). 이웃 주민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정씨는 근처에 연고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여기 계단 내려가면 아흔 넘은 할머니 한 명이 있는데, 아플 때마다 죽겠다고 전화가 와서 거절하기도 뭐하고 가끔 들여다보고 있다"며 "그래도 평일엔 요양보호사란 사람이 와서 밥도 챙겨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할머니 아들은 어릴 때 죽었고, 일본

  • 25.12.2411:00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고시원 총무로 일하면서 홀로 외롭게 떠나가는 이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만난 박상문씨(57)는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에 참여한 사연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은 무연고자 등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를 맡길 사람이나 단체를 미리 지정하는 제도다.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혼란을 막고 고인이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박씨는 올해 6

  • 25.12.2311:00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지난달 5일 오전 강원도 원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상주와 조문객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가장 작은 빈소인 5호실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에는 고(故) 권모씨의 빈소가 영정사진도 없이 차려져 있었다. 조문객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빈소 옆 식당에도 불은 꺼져 있었다. 기자는 비어있던 제사용 향로에 첫 번째 향을 피운 뒤 권씨를 조문했다. 빈소 앞 의자에 앉아 기다리기를 30분, 지역 봉사단체 회원 3명이

  • 25.12.2311:00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최근 약 5년간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10명 중 3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시신 인수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아시아경제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 무연고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찰이나 지자체에서 연고자에게 연락했으나 무응답 또는 시신 인수 거부·기피로 무연고자가 된 사망자는 시신 위임자가 확인되는 2만1896명 중 7336명(33.5%)이었다. 무연고 사망자는 가족 등 연고자가 아예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2612:13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진중권 동양대 교수(12월 23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모시고 최근 정국 상황 관련해서 촌철살인 진 교수님의 비평 듣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중권 : 예,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최근

  • 25.12.2309:51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12월 19일) 소종섭 :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도 조사했고, 전재수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습니다. 전체적인 수사 흐름, 또 향후의 전개 상황 어떻게 봅니까? 박원석 : 일단 공소시효 논란도 좀 의식하는 것 같고 일각에서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