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 MBC 수 밤 11시 5분
역시 ‘라디오 스타’의 묘미는 20분 남짓한 짧은 러닝타임을 빼곡히 채우는 잔재미들의 향연에 있다. 캐릭터가 분명한 MC들의 “막 던지는” 토크, 센스 있는 자막과 CG, 반 박자 빠른 편집, 음향 효과 같은 모든 요소들이 라디오 부스를 닮은 아담한 세트의 공간감을 극대화하며 이 프로그램 특유의 정체성을 구축한다. ‘깨알 같은 재미’라는 표현은 이 코너를 위해 태어난 말처럼 느껴지기 까지 한다. 어제의 방송은 특히 더 그러했다. 지난주에 이어 이태권, 백청강, 셰인, 데이빗 오 등 MBC <위대한 탄생> 출신 게스트 특집 2탄을 방송한 ‘라디오 스타’는 <위대한 탄생>의 노래방 버전인 ‘위대한 노래방’, 김태원과의 전화 연결, 그리고 영문과 출신 김구라, 김희철의 막장 동시통역 등 다양한 웃음 포인트로 꽉 채워진 20분간의 쇼버라이어티를 선사했다.
특히 ‘위대한 노래방’은 <위대한 탄생>을 ‘라디오 스타’만의 스타일로 패러디하여 그 자체의 재미도 재미였지만, 아직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게스트들에게는 노래로 자신의 개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토크의 공백도 메우는 훌륭한 기획이었다. “멘토도 시청자 투표도 없이 오로지 노래방 점수만 존재”했던 ‘위대한 노래방’에서 탄생된 의외의 스타는 냉정한 채점 기계였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깐깐한 점수”로, 갈수록 “히스테릭한 기계”, “독설 노래방”이라는 진화된 평가를 이끌어낸 이 노래방 기계는, <위대한 탄생> 시즌 2의 심사위원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찬사를 받으며 ‘미친 존재감’을 선보였다. 이게 다 채점 기계에마저 캐릭터를 부여하며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라디오 스타’만의 소소한 웃음의 미학 덕분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