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스캔들> KBS1 화 밤 11시 40분
“동시대의 명작을 발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최원정 아나운서의 클로징 멘트가 어제 <명작 스캔들>의 가치를 그대로 대변해준다. 명작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쉽지만 가볍지 않게 유쾌한 입담으로 들려주는 <명작 스캔들>이 방송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서양의 클래시컬한 소재가 아닌 ‘우리의 정서를 우리의 언어로 표현한’ 예술가를 다루었다. 그는 故 유재하였다. “대중문화가 고급화되기 위해서는 일종의 신화가 필요하다”는 이택근 평론가의 지적처럼 유재하는 스물 다섯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서 한국대중음악사의 신화가 되었다. 단 한 장의 앨범을 남겼지만, 그가 세상에 있었던 해만큼의 시간이 흐른 2011년 오늘에도 그의 이름과 음악이 회자된다. 이것이 <명작 스캔들>이 유재하와 ‘사랑하기 때문에’를 명작의 아레나로 초청한 이유였고, 어제 방송은 이를 그와 동시대에 활동하며 추억을 공유한 음악가, 평론가, 연주가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히 증언했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임재범의 ‘고해’와 함께 남자들이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 중 하나. 많은 사람들이 부르고 즐기는 이 노래가 조용필의 목소리로 먼저 불려졌고, 음정이 불안하고 곡이 생소하다는 이유로 방송 심의에서 여러 차례 탈락했다는 숨겨진 뒷이야기만으로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60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 등 혁명의 열기로 뜨거웠던 동시에 20대들이 자기만의 오디오로 ‘나의 음악’을 듣기 시작한 1987년 당시 우리 사회의 시대상 속에서 유재하의 의미를 재조명한 것이 어제 방송의 진짜 재미이자 의미였다. 그래서 어제 <명작 스캔들>은 “낮에는 ‘아침이슬’을, 밤에는 유재하의 음악을” 부르던 그 격동의 시대를 산 청춘들뿐 아니라 조규찬, 유희열, 노리플라이 등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로 세상에 등장한 후배 가수들을 통해 그의 이름을 알았던 이 시대의 청춘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