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7.4 한나라당 차기 전당대회가 진흙탕 공방의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양강구도로 평가받은 홍준표, 원희룡 후보의 갈등은 사생결단식이다. 이 과정에서 당권주자 7명 모두 출마선언문에서 강조했던 당 쇄신과 화합의 깃발을 사라졌다. 전대 이후 극심한 후유증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특정계파 공작정치 재현" vs "근거없는 흑색선전 구태정치"
한나라당 차기 전당대회를 놓고 계파정치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달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수세에 몰렸던 구주류인 친이계가 원희룡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 흘러나오면서부터다. 당권후보들은 격한 어조로 상대방을 비난하며 갈등을 격화시켰다.
대세론을 구가해온 홍준표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친이계가 거리두기를 해온 홍 후보는 26일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정 계파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강요하고 권력기관을 동원해 특정 후보 지지를 강요하는 공작정치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친이계가 공천권을 가지고 대의원들을 협박한다는 것. 선두경쟁을 펼치는 원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홍 후보는 27일 한 라디오에 출연, "일부 친이계에서 일부 기관들과 함께 의원들에게 특정후보 지지를 강요하고 또 '우리 뭉치자'라며 다시 계파투표를 시도하는 것은 국민 여망에 반하는 정치행태"라며 공세의 고삐를 이어갔다.
원 후보는 즉각적인 반격에 나서 "근거 없는 마타도어로 구태정치를 벌인다"며 "좌충우돌 홍두깨 같은 리더십을 세웠을 때 원하지 않은 큰 불상사가 날 수 있다. 누가 공천을 무기로 협박한다는 거냐"고 홍 후보를 정조준했다. 원 후보는 27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급속한 상승세에 따른 집중견제"라며 "남을 공격해서 득을 보겠다는 낡은 수법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주자들은 두 후보간 갈등 양상을 비판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남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사표낸 분들이 또 계파 싸움이나 하면서 싸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후보도 "계파나 조직에 기대는 구태 선거로 흘러가는 것이 상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의화 "진흙탕 싸움하면 민심 떠난다"..與전대 선관위 조사방침
한나라당 전대와 관련, 친이계의 세결집 움직임이 표면화되면서 쇄신파와 친박계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친이계가 당권회복을 위한 권토중래에 나서고 쇄신파와 친박계가 강경 대응에 나설 경우 7.4전대는 지난달 6일 비주류 혁명을 낳은 원내대표 경선의 재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은 7.4 전대를 둘러싼 줄세우기 공방과 관련, "줄세우기를 획책하는 그룹이나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그룹이나 해당(害黨) 세력"이라며 "위기의 당을 구하기 위해 나선 후보들이 진흙탕 싸움을 하면 민심이 떠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홍준표, 원희룡 두 후보가 전날 각각 제기한 '공작정치', '공천협박' 의혹에 대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승덕 대변인은 "아직 선관위에 의혹이 정식 접수되지 않았다. (직권조사 여부에 대해) 자료를 수집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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