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소장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은퇴 후 넉넉한 삶을 원하시면 부동산 팔고 자산 재배분하세요.”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에는 2개의 은퇴관련 연구소가 있다. 하나는 지난해 8월에 만든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이고 다른 하나는 그해 12월에 만든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다.
김진영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소장은 22일 “삼성증권의 개인자산관리사(PB)들이 고객의 은퇴설계 요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콘텐츠와 은퇴설계 시스템을 제공하고 PB에 대한 교육 및 고객컨설팅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예탁자산 1억원 이상의 고객 가운데 30% 이상이 베이비부머 세대”라며 “이들 대부분은 은퇴 이후 55세부터 연금을 받는 65세까지의 현금흐름(캐시 플로)을 제대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해온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가계가 보유한 실물자산이든 금융자산이든 자산 지도의 색깔은 크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비붐 세대는 부동산, 금융자산 등을 어느 연령대보다 많이 가지고 있고 은퇴 후에도 소위 액티브 시니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세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자산이 부동산이나 예금으로 너무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원금이나 이자가 보장되는 금융상품조차도 인플레이션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이제 장수와 인플레를 극복할 수 있는 다른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게 김 소장의 주장이다.
더욱이 몇 차례에 걸친 금융위기로 가계 양극화가 확대되다 보니 이제 소수 상품으로 누구에게나 맞는 은퇴설계 처방을 하기도 불가능하다. 개개인의 처지에 맞는 종합적 솔루션의 제시가 필요한 것이다.
김 소장은 “30억원 규모 고액자산가가 찾아와서 막상 상담을 해보면 은퇴 이후 매달 생활비로 활용할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부동산,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된 자산을 현금화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임원 출신 A씨의 경우 은퇴시점에서 주택과 상가 등을 포함해 30억원이 넘는 자산을 마련했지만 매달 쓸 돈이 없다며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의 문을 두드렸다.
김 소장은 A씨에게 부동산 비중을 과감하게 10억원 이하로 줄이고 기타 20억원 상당의 자금은 금융자산으로 유지하되 3억~5억원 정도의 자금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정기예금 등 유동성 자산으로 운영하고 나머지 15억원 상당의 자산은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적립식 펀드 등의 상품을 활용하는 자산 재분배를 권유했다.
김 소장은 “베이비부머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은 은퇴자산의 축적시기가 어느 정도 지났기 때문에 보유한 자산의 재분배(Re-balancing)를 통해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며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지더라도 자산 조정을 통해 은퇴소득을 만들 수 있는 자산을 찾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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