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삼성생명 세계 정벌 ‘박근희 리더십’

시계아이콘05분 53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중국·태국 등 아시아 기반 신시장 개척 ‘글로벌 플레이어’ 행보

지난해 말 삼성생명의 새 사령탑으로 지난 2005년 이후 중국 본사 사장을 맡았던 박근희 사장이 내정되자 보험업계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보험업에 문외한(?)처럼 보이는 그의 이력이 그렇고, 중국 비즈니스와 동떨어진 게 국내 보험업계의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2월 15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중국을 잇따라 방문했다.

“삼성생명이 중국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럴 만도 하다.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뽀로로 캐랙터는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보험사의 해외영업은 그야말로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 보험사들이 해외영업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기 시작했다.


삼성생명 세계 정벌 ‘박근희 리더십’ 삼성생명의 글로벌 진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중국 ‘중항삼성’ 컨설턴트.
AD

현재 국내 보험회사의 총자산, 수입보험료를 볼 때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국내 영업에 치우쳐 있다.


총자산 대비 해외자산 비중(FY10 상반기 기준)은 생보사 0.1%, 손보사 0.97%, 전체는 0.27% 수준. 총 수입보험료 대비 해외 매출 비중(FY10 상반기 기준)은 생보사 0.07%, 손보사 0.45% 전체 0.22%이다. 몇 년 전부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는 국내 보험사는 몇 개 보험사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보험산업이 세계 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볼 때, 내수시장을 넘어서는 글로벌 보험회사의 출현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0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보험경영인 조찬 간담회' 에서 “글로벌 보험회사라 자신할 만한 보험회사가 아직 없는 현실”이라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꿈의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자동차 회사와 경제적 가치가 수조원에 달한다는 만화 캐릭터 등 제조업, 문화, 스포츠 분야에서 수많은 글로벌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금융산업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국내 보험회사 자산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서고 있음에도 해외 투자 비중이 낮고, 국공채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지나치게 보수적인 자산 운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유수한 글로벌 보험회사의 성장 과정을 분석해보면, 예외 없이 국내 기반 확충, 해외는 성장 거점 확보, 글로벌 회사로 발돋움한 단계를 거쳤다”며 “신흥국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적 보험료 수입 기반이 될 수 있는 젊은 인구가 많다는 점은 생보사에게, 자동차 수의 폭발적 증가 및 제조업 등 급속한 산업 발전은 자동차·해상·화재보험 등 손보사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해외 진출 전 충분한 대비책을 세워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역사와 문화, 생활환경과 관습이 다른 외국의 소비자를 상대로 금융상품 또는 보험상품과 같은 무형의 상품을 거래하는 것이 유형의 제조물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산업은 금융업 중에서도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각 나라의 보험 규제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갖고 있어 이에 대한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보험연구원 이승준 연구위원은 한 보고서에서 ‘국내 보험회사의 해외 진출 시 고려할 사항’에 대해 말한다. 먼저 내수시장에서의 기반이 튼튼해야 한다. 해외 진출에 따른 초기의 고정비용 및 투자비용으로 인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장기적으로 해외 투자의 성공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지 보험정책 당국의 인·허가 정책 등 장기적인 보험산업 정책을 고려해 진출 여부 및 투자 시점을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도네시아를 예를 들면, 손해보험회사가 90여개 이상 난립해 있어 경쟁이 격화되고 지나친 판매 수수료 및 영세 보험회사의 소비자 보호가 문제가 되자 보험당국은 구조조정을 유도했다.


납입자본금을 2010년 400억루피(약 50억원), 2012년 700억루피(약 90억원), 2014년 1000억루피(약 125억원) 등으로 점차 증액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영세 보험회사의 자연 퇴출 또는 인수·합병이 유도되는 등 이미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생명 세계 정벌 ‘박근희 리더십’ 박근희 사장.


삼성생명 세계 정벌 ‘박근희 리더십’


보험 해외 진출 성공사례 롤 모델


외국 보험회사에 대한 합작투자 허용 시 외국인 투자 비율 및 규제에 대한 심도 있는 사전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


인도의 경우, 외국인의 합작투자 허용 비율이 26%에 불과하며 농촌 및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보험 요건 등의 추가적인 규제가 있어 합작투자로 보험시장에 들어가는 데 따른 우위가 여타 국가에 비해 높지 않다.


베트남은 외국인의 보험회사 자본 비율에 상한이 없으며,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도 초기투자는 80%까지 인정하는 등 외국 보험회사의 합작투자에 관대한 정책을 취한다.
현지 인력 조달과 관련, 언어 능력 및 전문성을 갖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며 이들에 대한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해질 수도 있다.


보험과 같은 전문적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와 외국 회사에서 언어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현지 인력은 희소한데, 이들에 대한 수요는 항시 공급을 초과하고 있는 현실.
따라서 현지법인, 지점 또는 합작투자를 통한 내부화 우위의 실현을 위해서는 현지에서 능력을 갖춘 인력의 확보를 통한 현지화가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은 이제 시작 단계다. 지난해 말 기준, 12개 보험회사가 총 12개 국가에 현지법인, 지점, 주재사무소의 형태로 진출해 있다.


삼성생명, 대한생명, 삼성화재 등은 보험사의 ‘글로벌로의 진출’에 대해 시행착오를 줄여 줄 롤 모델이 될 만한 보험사다. 이 중 삼성생명의 최근 행보는 눈에 띈다.


삼성생명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은퇴시장과 부유층 시장,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서 안정성과 성장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해외시장은 삼성생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이미 진출한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물론 추가로 다른 나라에 진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삼성생명 박근희 사장이 최근 한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 추세를 고려해 수익성과 함께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해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말 부임한 박근희 사장은 경영진단과 감사 분야에서 특출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특히 2005년 삼성전자 중국부문 총괄 사장으로 재직하며 혁신을 통해 중국삼성의 성장 발판을 확고히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통’을 강조하는 박 사장은 부임한 뒤 거의 매주 일선 지역단과 지점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면서 본사 정책에 직접 반영시키고 있다. ‘해외와의 소통’을 위해서 팀 수준에 불과했던 해외사업조직은 해외사업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삼성생명 글로벌화의 역사는 지난 90년대로 거슬러 간다.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라 신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돼 현재는 총 8개국에 12개의 해외 거점을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태국과 중국은 현지 합작법인을 두고 있다.


지난 97년에 설립한 태국합작법인 ‘시암삼성’(자본금 1250만달러)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적인 정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실 경영을 추구해 사업 개시 8년차인 2005년에 흑자로 전환했으며, 2009년에는 340억원, 2010년에는 4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입보험료 신장률을 보면 17%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시암삼성은 97년 이후 설립된 생보사 12곳 가운데 처음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다. 태국 측은 IMF 당시 한국 금융기관들의 태국 합작법인들이 모두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 삼성생명만 끈끈한 관계를 유지한 점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향후에는 성장채널인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신규 은행 제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현재 6개인 법인대리점(GA) 조직을 10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자본금 6700만달러, 중국항공과 50대 50비율로 투자해 2005년 7월 출범한 ‘중항삼성인수보험공사’(이하 중항삼성)도 매년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2007년 매출 54억원에서 2009년에는 430억원, 2010년에는 680억원으로 급증했다.


중항삼성은 개인 채널 위주에서 벗어나 단체 및 방카슈랑스를 도입해 채널 다각화에 성공했으며 상품도 무배당 보장성 위주에서 탈피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배당상품 및 투자연계형 상품을 팔아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삼성생명 세계 정벌 ‘박근희 리더십’


자산운용시장 진출도 본격 검토


특히, 안정적인 자산 운용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부실자산이 없고, 중국 보험감독위원회(한국의 금감원과 유사)의 평가 결과 보험회사 중 가장 민원이 적은 회사로 선정된 바 있다.


2009년 3월에는 톈진, 작년에는 칭다오에 두 번째 분공사(지사)를 열며 매년 중국 내 영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2015년까지 분공사를 8개로 늘려 중국에서 전국적인 영업 기반을 갖춘 보험사로 발전시킬 전략이다.


삼성생명은 중국, 태국 외 새로운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1~2년 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성장성이 높은 신규 아시아 시장에 진입해 성공 모델을 만든 뒤 중장기적으로는 다른 지역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부문에서도 보험사업과 연계한 자산운용 사업을 비롯해 장기적으로는 해외 자산운용 시장 진출을 검토할 방침이다.


해외자산 투자 규모도 현재 총자산 대비 9%에서 12% 수준으로 늘려가고, 투자 지역도 선진국 중심에서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해외사업 인력에 대해서도 지역전문가 제도를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현지 전문가 영입 등을 통해 글로벌 인재 풀을 늘려갈 예정이다.


이러한 삼성생명의 해외 진출 전략은 지난해 말 박근희 사장이 부임하면서 더욱 가속화 됐다. 박 사장은 부임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베이징에서 중항삼성의 합작파트너인 중국항공을 방문해 콩동(孔棟) 회장과 면담했다.


‘2011년 중항삼성의 투자 및 경영전략’에 대해 논의한 자리에서 박 사장은 올해가 중항삼성의 본격적인 성장 원년(元年)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양사(兩社)의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박 사장은 첫 현장 방문지로 중항삼성을 찾았다. 삼성생명의 수많은 사업장 중 베이징에 있는 중항삼성을 찾은 것은 해외 사업에 대한 CEO의 의지를 보여준다.


인력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보험전문가인 스테판 라쇼테 해외사업담당 부사장, 조셉호 부장을 영입했다.


또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임직원들의 중국어 능력 향상에도 힘을 쏟아 각종 어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어 콘테스트를 치뤄 성적 우수자에게 중국 현지체험 연수 및 중국 MBA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삼성생명 세계 정벌 ‘박근희 리더십’ 중국 베이징의 중항삼성 본사를 찾은 박근희 사장이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삼성화재도 유럽공략 본격화


삼성생명 관계자는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신규 진출을 검토 중이다”며 “해외 시장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는 없지만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차근차근 전략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매년 당기순이익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오는 2015년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200조원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2009년 4월 국내 생명보험사로는 최초로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2년이 지난 현재 안정적인 조직 확보와 높은 신계약 실적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영업 개시 2년 만에 신계약 건수 약 2만건, 신계약 보험료 500만달러를 달성했으며, 올 1분기 현재 2.3%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호치민 두 곳과 하노이 한 곳 등 3개로 시작했던 영업점은 닥락 지역 등 4개 지역(城)에 진출해 11개로 늘었다.


450명에 불과했던 설계사 수는 4600명을 넘어서면서 견실한 보험사의 틀을 갖추게 됐다. 대한생명은 베트남 생보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현지화 전략이 주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20여명에 이르는 스태프 가운데 한국인 직원은 법인장을 포함한 3명뿐이다. 이들은 베트남 보험 및 금융 환경에 밝을 뿐 아니라 설계사들과의 의사 소통이 쉽고 유대감이 강해 조직 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2009년 말 중국 절강성국제무역그룹과 합작 생명보험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올 해말이나 내년 초 본격적인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11일 영국 런던에서 유럽법인의 개업식을 갖고 유럽지역에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해외사업 전개를 위해 세계적인 보험사인 프랑스 AXA, 스페인 Mapfre사 등과 MOU 체결을 통해 글로벌 사업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화재 지대섭 사장은 개업식에서 “삼성화재 유럽법인은 세계 최대 단일 경제권인 EU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설립 됐다”며 “선진 금융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육성해 삼성화재의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이미 지난 3월 29일 영국 금융감독청(FSA)으로부터 유럽경제지역(EEA,European Economic Area)에서 보험 영업이 가능한 보험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유럽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코노믹 리뷰 이학명 mrm9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