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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2위 부자 "자식에 재산 일부만 물려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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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2위 부자 "자식에 재산 일부만 물려줄 것" 세계 최고 부자인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은 "자식들에게 내가 가진 재산 거의 모두를 물려준다는 것은 얼토당토않다"고 밝혔다(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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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세계 1·2위 부자로 선정한 멕시코의 억만장자 카를로스 슬림(71)과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55)가 자녀들에게 재산 중 극히 일부만 물려줄 것이라고 말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멕시코 통신재벌 슬림은 재산이 800억 달러(약 86조8700억 원)가 넘어 2년 연속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최고 갑부에 등극했다.


슬림은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와 가진 회견에서 자신이 죽기 전 재산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숙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식들에게 내가 가진 재산 거의 모두를 물려준다는 것은 얼토당토않다”며 “국가에 재산을 내놓으면 국민 1인당 세금을 제하고도 300달러나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인구 1억2200만 가운데 거의 절반이 가난에 허덕이는 멕시코에서 이는 민감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슬림은 세계 최고 억만장자이지만 검소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멕시코시티의 집은 40년 전 이사할 때 매입한 것이다. 1999년 부인과 사별한 뒤 지금까지 재혼하지 않고 있는 그는 일요일마다 자식들과 식사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으며 운전도 직접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상속과 관련한 슬림의 발언은 다소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포브스가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컨퍼런스’에 참가한 가운데 “수조 달러를 자선단체에 기부해봐야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들 중 해결될 것은 전혀 없다”고 콧방귀 뀐 바 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몇 주 뒤에는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부서약운동’을 두고 “흥미로운 아이디어지만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기부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지 슬림은 자신이 설립한 재단에 지금까지 40억 달러를 내놓았다. 이는 주로 자신의 지분에서 비롯된 배당금이다. 그는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설립한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와 게이츠 재단 등 다른 자선단체에도 기부하고 있다.


세계 1·2위 부자 "자식에 재산 일부만 물려줄 것"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자녀들에게 1000만 달러씩만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블룸버그뉴스).


지난달 19일 포브스에 따르면 게이츠는 지금까지 280억 달러나 기부했지만 아직 재산이 56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게이츠는 13일 영국 데일리 메일과 가진 회견에서 3자녀에게 “1000만 달러씩만 물려줄 계획”이라고 털어놓았다.


“엄청난 돈이 아이들에게 좋을 리 없을 것”이라고 말한 그는 “내가 가진 부 가운데 조금씩만 갖고 자기 길은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이츠의 자녀들은 트래비 맥코이와 브루노 마스의 ‘억만장자’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짠돌이’ 아버지를 곧잘 놀리곤 한다고.


게이츠는 요즘 버핏과 함께 다른 거부들에게 기부를 권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소셜 네트워킹 웹사이트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레이 달리오 등 69명이 기부서약운동에 사인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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