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까지 약 2조5000억원어치 부실채권 매입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은행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PF정상화뱅크가 14일 출범한다. 이달 안에 약 1조원, 내년 상반기까지 총 2조5000억원 가량의 은행권 PF 부실채권을 사들일 예정이다. 운영기간은 최장 5년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이날 PF정상화뱅크 제1호의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PF 부실채권 인수에 나설 계획이다. 따로 출범식을 갖지는 않는다. 국민·우리·신한·산업·기업·하나은행·농협 등 7개 은행과 유암코는 지난달 30일 PF정상화뱅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UPF 재무안정사모투자전문회사'라는 이름으로 유암코 산하에 설립되는 PF정상화뱅크 1호는 이달 안에 약 1조원 규모의 은행권 PF 부실채권을 절반 정도 할인된 가격에 사들일 방침이다. 이후 최대채권자 지위에서 PF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시공사에 대한 채무조정(필요 시 시공사 교체) ▲신규 자금 지원 ▲사업권 이전 등에 나서게 된다. 시공사가 워크아웃 및 회생절차 등 구조조정에 들어간 PF사업장과 은행의 PF 부실채권이 75% 이상인 곳에 우선적으로 자금이 투입된다.
1조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데는 약 50%의 할인율을 적용하면 5000억원 가량이 들어갈 전망이다. PF정상화뱅크 1호의 출자액이 총 8000억원이고 은행들이 대출을 통해 추가로 4280억원을 더 조달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많게는 2조5000억원 가량의 은행권 PF 부실채권을 매입할 수 있다. 이달 말까지 1조원 가량을 사들이고 나머지 1조5000억원어치는 필요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매입할 예정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향후 제2ㆍ제3의 PF정상화뱅크를 추가로 설립해 지난해 말 현재 6조4000억원에 달하는 은행권 PF 부실채권을 단계적으로 정리할 방침이다. 단 PF정상화뱅크 1호의 자금이 다 소진돼 운영이 끝난 뒤에 2호가 설립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PF사업장에 대한 실사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PF정상화뱅크가 약 1조원 규모의 은행권 PF 부실채권을 이달 안에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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