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소라의 하차, 갈림길에 선 ‘나는 가수다’

시계아이콘02분 17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이소라의 하차, 갈림길에 선 ‘나는 가수다’
AD


지난 12일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이소라가 탈락했다. 다른 가수들의 탈락에도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소라의 탈락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소라가 ‘나가수’ 무대 진행을 맡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가수’에 이소라가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크게 기여했다.

‘나가수’의 기둥, 이소라


이소라의 하차, 갈림길에 선 ‘나는 가수다’ 이소라의 ‘No 1’은 대중들이 단지 가창력 뿐 아니라 편곡에 큰 관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했다



‘나가수’는 시작 당시부터 “예술에 순위를 매긴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무대에서 고음을 강조하고 스케일 큰 편곡을 시도하는 가수들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나는 성대다’, 또는 “드라마틱한 곡과 장르만이 유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소라는 거의 홀로 분투했다. “나이가 들면서 너무 가리면 설 수 있는 무대가 얼마 없다”라고 말한 것은 “예술에 순위를 매긴다”는 비판 여론에 대해 ‘나가수’의 존재이유를 밝힌 것이기도 했다. 또한 이소라가 선보인 ‘No.1’의 모던록 편곡은 ’나가수‘가 가수의 가창력 뿐 아니라 편곡과 편곡자가 주목받게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7위를 할 것을 각오하면서 ’주먹이 운다‘라는 힙합을 시도한 것은 ‘나가수’가 가수 본인에게도 음악적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불어넣었다. 누구보다 다양한 변신과 파격을 감행했고, 또 그럴 능력이 얼마든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노래를 세게 하는 것에 귀가 지쳐가는 것 같더라고요”라며 편곡에 힘을 빼고 감성과 목소리만 가지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소라는 중요한 시점에서 ’나가수‘의 긍정적인 음악적 이슈를 만들어 내는 선도자였고, 또한 점점 편곡이 세게 변해가던 ‘나가수’의 무대에서 귀를 휴식시켜주는 균형추였다. 이소라는 ‘나가수’의 정체성과 음악적 가치를 지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소라가 ‘나가수’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기에, 그가 프로그램과 관련한 거의 모든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소라는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사람 중 하나였고, 최근에는 옥주현의 ‘나가수’ 참여 논란과 얽힌 근거없는 악성 루머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는 이소라가 그만큼 음악적 자존심을 지키는 뮤지션이기 때문에 그런 충돌도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바탕이 돼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예민하다는 대중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가장 성숙한 자세로 논란을 마무리한 사람 역시 이소라였다. 한달 간의 휴방을 거쳐 방송이 재개되자 이소라는 첫 인터뷰에서 “제가 나온 TV를 다 봤어요. 좀 잘못했던 것 같아요. 노래를 열심히 해서 걱정하시던 분들이 좋아하시게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하며 부드럽게 자신을 향한 비난을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지난 12일 방송에서도 이소라는 “일곱 명의 가수과 함께 노래를 하는 ‘가수’입니다”라고 옥주현을 소개하며, “싸운 적도 없습니다”라고 여전히 잠재해 있었던 루머의 불씨를 차단했다. 누구보다 긴장하고, 떨었을 옥주현이 처음으로 하위권 순위를 받자 “저는 옥주현씨 1위, 2위 생각했어요”라고 말하며 옥주현을 격려하기도 했다. 무대에서는 품위 있는 유머로 긴장감 가득한 분위기를 이완시켰고, 무대 뒤 대기실에서는 가수들을 격려했다. 임재범이 출연자 먼저 그의 대기실에 찾아가 여러 해 다른 가수들과 왕래가 없었던 임재범이 다른 후배 가수들을 좀 더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도 했다.이소라는 ‘나가수’가 경쟁만이 가득한 날카로운 무대 일색이 되지 않기 위한 최후의 선이었다.



이소라의 공백, '나가수'의 진화를 요구하다


이소라의 하차, 갈림길에 선 ‘나는 가수다’


그래서, 이소라의 탈락은 프로그램의 변화를 요구한다. ‘나가수’의 연출자 신정수 PD는 <10아시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소라씨가 가수들 중에서 가장 프로그램 전체를 보는 눈이 있다. 무대의 균형도 고려하고,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의 진행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가수와 제작진 사이에서는 중간자 역할을, 가수들 사이에서는 큰 언니 역할을 하면서 프로그램 전체의 균형을 고려하던 이소라의 탈락은 큰 정신적 압박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진 가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소라가 MC를 계속 볼 것인가에 대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소라가 가수의 입장에서 같은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에는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의 ‘나가수’는 임재범의 공백과 여러 논란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태다. 또한 외부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가수가 한명 더 나왔다. 이 시점에서 ‘나가수’는 이소라의 공백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다른 어느 누가 이소라의 역할을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이소라의 공백은 프로그램 내적인 장치와 연출로 메꿔가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프로그램의 많은 부분을 가수와 무대에 의지해왔던 ‘나가수’가 어떤 식으로든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것은 거의 ‘나가수’ 시즌2가 시작된다는 것과 맞먹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지금 ‘나가수’는 완전히 진화하느냐, 아니면 임재범의 하차 때처럼 크게 흔들리고 무너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과연 ‘나가수’는 이 길목에서 어떤 식의 대처를 보여줄까.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