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협회, 정부 정책에 총파업 등 강경 대응키로
굴삭기로 확대시 2조4000억원 매출감소·5400명 일자리 끊길 것
덤프트럭 대상 시범사업도 부작용 속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국가간 통상 현안을 중재하고 바로 잡는 세계무역기구(WTO)에도 어긋나는 정책을 시행하려는 정부에 대해 국내 관련 업계가 이에 반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년여전 정부가 시범사업을 실시했던 ‘건설기계 수급제도’를 다음달 중으로 확대 실시하려고 함에 따라 건설기계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기계 제조업체들의 모임인 한국건설기계 산업협회는 최근 건설기계 수급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의 철회를 요청하는 업계 일동 명의의 건의문을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와 관련 기관에 제출했다.
건설기계 수급제도란 현재 국내에 공급된 건설기계의 수가 과잉 상태로 지나치게 낮은 임대비용으로 인해 부실공사의 위험이 커지고 불공정거래가 일어나며 기계가동률이 저하되고 있다는 일부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국토부가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업용 건설기계의 등록을 일정기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 2009년 8월 1일부터 덤프와 콘크리트믹서트럭에 대해 2년간 한시적으로 등록을 제한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바 있으며 기계 임대업계에서 굴삭기와 펌프트럭에 대한 수급조절을 추가 요구하면서 관련 제작업계와 마찰을 빚어왔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다음달안으로 수급조절위원회를 열어 굴삭기도 대상에 포함키로 하면서 2년여 만에 또 다시 갈등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기계산업협회는 정부가 국제 통상법에도 위반되는 말도 안되는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토해양부가 건설기계관리법에 의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중 유일하게 추진하고 있는 건설기계 수급조절제도는 세계무역기구 서비스무역협정(WTO GATS)과 한·유럽연합(EU)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조약에 위배되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건설기계산업협회는 “WTO GATS 제16조(시장접근)에서 건설기계 임대사업은 한국이 제출한 양허표상 사업서비스 중 건설기계관련 서비스로서 등록제한(수급조절)을 통한 수량제한 조치(총수 또는 총 산출량)는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한·EU FTA 7장 서비스 무역과 설립 및 한?미 FTA 12장 국경간 서비스 무역에서도 건설기계 임대사업에 대한 등록제한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기계산업협회는 지난 2년 동안 시범적으로 실시해 온 영업용 덤프트럭 및 믹서트럭에 대한 수급조절도 자가용 등록대수 증가, 불법 번호판 거래 등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수급조절정책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임대사업자의 수익성 개선과 보호를 목적으로 추진한 수급조절정책의 핵심인 임대단가의 경우 15t 덤프트럭의 임대료는 2009년 39만2000원에서 지난해 35만원, 20t과 32t은 48만3000원에서 45만원으로 떨어지는 등 사업 시행후 오히려 평균 6% 이상 하락했다.
건설기계 임대단가는 수급상황 및 당사자 간의 협상력보다 건설사의 공사비 책정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로, 수급조절제도의 직접적인 영향력은 미미했다는 것이다.
시범사업기간 동안 영업용 등록대수는 188대 감소한 반면 자가용은 2002대나 급증해 총 등록대수는 증가하는 등 자율적인 자발적인 수급조절이 이뤄지지 못했으며, 제도시행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덤프트럭 번호판에 대한 프리미엄이 발생해 초기에는 2000만원 수준까지 급등한 뒤 현재까지도 900만원 수준의 웃돈을 얹어줘야 하는 현상이 발생해 정부가 불법, 탈법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여기에 수입측면에서도 영업력을 갖춘 중대형 임대업자로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일자리를 얻지 못한 1인 사업자들이 퇴출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현 정부의 서민보호정책을 퇴색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건설기계산업협회는 “만약 수급조절제도가 굴삭기로 확대될 경우 굴삭기 완성품 생산 5339대 감소(2010년 시장 판매 기준 48.1%)에 따른 전후방 산업 고용감소 5411명 및 전후방 생산 감소 규모가 2조 4000억원에 이르는 등 국민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될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내수시장 비중이 50~90%에 이르는 미니 및 휠 굴삭기와 관련된 중소업체들의 경우 도산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건설기계산업협회는 “실패한 정책으로 드러난 수급조절제도를 국토부가 건설기계 비전문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의 수급계획을 바탕으로 시행을 강행할 경우 업계 총파업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건설기계 부품업체들도 ‘수급조절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수급조절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생존권 확보를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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