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분위기 전환의 기회를 준 팬에게 감사드린다."
11일 열린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13라운드.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44,358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역대 최다 관중 9위에 해당하는 기록. 승부조작의 어두운 그림자가 K리그를 강타한 직후여라그 가치는 여느 때보다 값졌다.
'황새' 황선홍 포항 감독과 '독수리' 최용수 서울 감독 대행은 '구름관중'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입을 모아 열기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 감독의 생각은 같았다. 승부조작의 어두운 그림자 아래 침전될 뻔한 K리그에 팬들이 다시 기회를 준 것이라고 여겼다.
황 감독은 "축구장다운 분위기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관중석을 꽉 채워준 서울 팬들에게 감사하다. 선수들도 느낀 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지휘하는 포항은 베테랑 수비수 김정겸이 승부조작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다. 그는 바로 팀에서 퇴출됐다. 이에 황 감독은 "나도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어 "생각보다 많은 팬들이 와주셨다"며 "더욱 헌신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더 많은 골이 나오지 못한 게 아쉽다"며 "(승부조작 파문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게 해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더 열정적으로 축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고마움을 드러낸 건 최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안 좋은 분위기에도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줬다"며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무승부라는 결과에 아쉬워하면서도 내용에 대해선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선취골 뒤 몇 차례 좋은 기회에서 추가 득점했다면 결과도 만족스러웠을 것"이라며 "두 팀 모두 골이 더 터지길 바랐다"고 밝혔다. 이어 "홈경기여서 더욱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려 했다"며 "팬들을 위한 재미난 축구, 눈이 즐거운 축구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상대팀 포항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원정임에도 승패에 상관없이 공격적으로 나섰다"며 "팬들을 위한 축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덕분에 팬들이 즐거워할 만한 경기를 한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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