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도쿄전력의 디폴트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3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도쿄전력의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도쿄 시장에서 도쿄전력의 채권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CDS 프리미엄은 200bp 오른 900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전력의 2014년 3월 만기 유로표시 채권과 비슷한 만기의 일본 국채간 스프레드(수익률 격차)는 이날 242bp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인 1017bp를 기록했다. 원전 사고 전일에는 21bp에 불과했다.
전일 S&P가 도쿄전력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에 해당하는 ‘정크본드’ 등급 강등한데 따른 것이다. S&P는 “도쿄전력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은행들이 도쿄전력 부채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도쿄전력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인 'B+'로 다섯 등급 하향 조정했다.
지난 3월18일 이후 벌써 네 번째 강등이다. 원전 사고 전 도쿄전력의 신용등급은 'AA-'였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도쿄전력은 2010회계연도(2010년4월~2011년3월)에 1조2470억엔의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추산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원전 사고에 의한 피해보상금으로 최대 11조엔(1360억달러)을 지불해야 할 전망이다.
보유한 부채 규모도 엄청나다. 도쿄전력의 채무는 6조8800억엔으로 일본 상장 기업 가운데 미쓰미비UFJ파이낸셜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원전 사고 여파로 도쿄전력의 주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하루 전인 지난 3월10일 이후 무려 86%나 떨어졌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도쿄전력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관련한 피해보상금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S&P는 도쿄전력의 장기 채권을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하향했다. 또 무디스는 지난 16일 도쿄전력 등급을 투자적격등급 중 두 번째로 낮은 ‘Baa2'로 하향했으나 추가 하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될 가능성도 있다.
S&P의 등급 강등 이후 도쿄전력의 다나카 에이 대변인은 “등급 강등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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