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국거래소(KRX)가 한국증시의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MSCI는 지난 26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지수사용권'과 관련한 안건 등을 놓고 협상에 들어갔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지난해에도 '지수사용권' 문제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MSCI는 지난해와 같이 선진지수 편입 조건으로 지수 사전승인제 폐지를 요구했다. 외환거래 규제완화 등을 포함해 코스피 지수를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지수 편입과 별도로 선물 및 옵션과 관련한 지수 사용에 대해서만 사전승인제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으로 추가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MCSI측이 새로운 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은 사실상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거래소측은 "MSCI가 지난해와 같은 조건을 제시해 기초적인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한국 증시의 MSCI선진지수 편입과 지수사용권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한국증시의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상업적 이용권과 관련한 문제로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증권사 자본시장팀 한 관계자는 "올들어 코스피 지수가 2200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신흥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며 "상업적 이용을 떠나 선진지수로서의 정체성이 우선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기에 빠진 그리스도 선진지수에 편입된 상황에서 MSCI측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다는 입장도 나왔다. 일개 외국계 투자회사가 자신들이 만든 지수에 편입되는 조건으로 제도 완화를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칫 굴욕적인 협상이 될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26일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안을 가지고 조만간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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