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시장에 새로운 투자자산을 도입했을 때는 규제보다는 교육이 더 중요합니다. 헤지펀드도 규제보다는 마케팅이나 판매의 관점에서 교육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제롬 라팔디니(Jerome Raffaldini) UBS글로벌자산운용 대안투자부문(A&Q) 대표(사진)는 26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헤지펀드의 리스크는 불완전 판매 등에서 오는 이해 부족에 있고 이것은 규제 보다는 교육을 통해 완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26년간 글로벌 헤지펀드의 흐름을 지켜본 그는 헤지펀드 도입 초기에 대부분의 국가가 비슷한 문제점과 우려를 안고 있었지만 개방 후 시장은 스스로 자리를 찾았다고 진단했다.
라팔디니 대표는 "시장을 많이 개방 할수록 많은 전략을 도입할 수 있어 넓게 열수록 헤지펀드 도입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며 "싱가포르의 경우 헤지펀드 시장을 개방하면서 고용 등의 측면에서 효과를 본 만큼 벤치마킹 사례로 삼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계획안인 헤지펀드 최소 가입금액 5억원~ 10억원은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도 처음은 가입액을 높게 설정했다가 차츰 낮추는 과정을 겪었다"며 "미국이나 유럽은 최하 기준이 5000달러인 헤지펀드 상품도 있는데 시장인 성숙하면 한국도 합리적인 수준까지 내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도입 초기의 난점으로 꼽히는 인력 문제에 대한 조언도 내놨다.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인재 영입과 자체 교육을 병행하고 CAIA(Chartered Alternative Investments Analyst)와 같은 자격증 제도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헤지펀드 운용 성과의 핵심으로는 유동성 환경을 꼽았다. 펀더멘털 악화로 시장이 급락하더라도 유동성이 제대로 공급되고 있다면 트레이딩을 통해 만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1990년 이래 월별 수익률이 -4% 이하로 떨어진 때는 1998년 8월 러시아 국채디폴트 사태와 리먼사태가 이후의 두 달 뿐이라는 점을 들며 헤지펀드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리스크는 이미 알려진 사태인 만큼 글로벌 유동성 환경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며 "글로벌 유동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헤지펀드 시장의 상황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설정액은 지난 리먼사태 이후 리스크관리와 수익률에서 문제를 드러낸 소형 헤지펀드가 퇴출되며 시장이 축소됐다가 이후 회복세를 보여 현재 2조200억 달러로 최고점을 경신했다.
라팔디니 대표는 "연기금의 참여가 높아지면서 수수료가 낮아지고 있고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면서 투명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규제 환경도 헤지펀드보다는 은행에 초점이 맞춰져 활동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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