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D 등 집중매수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주식형 펀드에 새 자금이 들어오면서 매수 여력이 살아나고 있는 투신권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화학, 정유 등 기존 주도주 중심의 매매는 여전하지만 꾸준히 투자비중 상위권을 차지했던 자동차 업종은 팔았고 전기전자(IT) 업종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는 11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 중이다. 이달 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자금이 들어와 총 순유입 금액만 1조340억원이다. 외국인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 투신권이 연기금과 함께 매수 여력을 지닌 수급 주체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투신권의 매매 패턴 변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종가 기준 이달 들어 투신권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다. 지난달 9373억원 어치를 팔며 순매도 1위를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2065억원 순매수로 전략을 바꿨다. 순매수 4위를 기록 중인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삼성SDI, LG전자 등도 매수 상위권에 오르며 투신권의 IT업종 선호를 입증했다.
지난달까지 펀드 수익률 효자 역할을 했던 자동차 업종은 팔자로 전환됐다. 기아차는 지난달 중순부터 매도했지만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은 지난달까지 꾸준히 순매수 상위 종목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현대차 3인방은 모두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운용사의 외면의 받았다. 현재 운용사 순매수 상위 3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자동차 관련 종목은 250억원 어치를 사 21위에 오른 부품주 만도가 유일하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됐다. 평화정공, 성우하이텍 등 자동차 부품주는 이달 들어 투신권의 강한 팔자세가 나타내고 있지만 AP시스템, STS반도체, 멜파스, 네패스 등 IT관련주는 순매수 상위권을 점령했다.
운용사들은 통상 업종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하게 위해 정기적으로 종목 편입률을 조정한다. 가령 자동차의 비중을 20%로 잡았는데 가격상승으로 35%가 됐다면 15%포인트 만큼 덜어내고 상대적으로 유망하면서 덜 오른 종목을 편입해 쏠림을 막는다. 그러나 최근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이 같은 차원으로 보기 어렵다. IT의 오름세가 더디긴 했지만 자동차 역시 이달 들어 낙폭이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포트폴리오 정리보다는 투자 전략 변경 차원에서 이뤄졌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IT가 2분기 펀더멘털 저점을 통과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한 투신권의 전략 수정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자동차에서 IT로 주도주가 바뀐다기보다는 IT가 새로운 주도주로 편입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미 지수가 많이 빠졌기 때문에 반등이 일어나면 IT와 함께 실적개선도가 높은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한 매수세도 회복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자동차 업종에 대한 비중이 높았던 탓도 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이익 실현 욕구가 강하게 형성된 것이 매도의 주 원인"이라며 "IT는 그간 비중이 워낙 낮았고 기존 주도주 대비 조정권에서 상승 여력이 클 것으로 보여 편입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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