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투자유의 환기종목 이룸지엔지가 최대주주변경 공시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경영권 양수도 계약 당시 담보로 맡겼던 지분이 전량 사라지면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최대주주는 계약 금액의 10%만을 받고 거래지분 전량을 양수인에게 담보로 맡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룸지엔지는 23일 오전 공시를 통해 지난달 19일 체결했던 20억원 규모의 경영권 및 지분 양수도 계약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양수인이 담보로 받은 지분 전량을 임의 처분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룸지엔지의 김문섭 대표는 지난달 19일 이정현 이사와 20억원 규모의 경영권 및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 및 특수관계인 최경호 이사의 지분 300만주와 경영권을 이 이사에게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거래 과정에서 계약금을 받고 담보로 맡긴 지분이 모두 사라졌다.
이룸지엔지 관계자는 "지난 19일 임시주총을 위해 5월6일 기준 주주명부를 수령한 결과 이 이사에게 담보로 제공했던 (최대주주의 지분) 300만주가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면서 "거래총액 20억원 중 계약금 2억원밖에 못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 이사의 임의처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최대주주 지분 300만주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최대주주도 변경됐다. 400만주를 보유해 2대주주 지위에 있던 뉴로테크가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 것. 한국거래소는 이와 동시에 이룸지엔지의 매매를 정지시키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투자주의 환기종목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는 규정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치다.
지난달 19일은 투자유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되기 전이므로 이 이사와의 양수도 계약이 정상적으로 체결됐다면 최대주주가 바뀌어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 계약이 깨지고 새로운 최대주주가 만들어지면서 문제가 생겼으니 이룸지엔지로서는 억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거래소는 15거래일 이내에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해 결과를 발표한다. 거래정지는 발표시까지 유지된다. 거래소는 계약금 2억원에 왜 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했는지, 이 이사가 어떻게 담보지분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었는지, 회사자금과 연결돼 있지는 않은지 등을 모두 파악한 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뉴로테크는 보유지분 400만주가 1년간 보호예수 돼 있어 당분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예정이다. 뉴로테크와 이룸지엔지가 지난해 12월 각각 서로에게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신주배정 물량 모두를 1년간 보호예수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양사 모두가 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유상증자 주고받기는 재무제표 '마사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20일 뉴로테크가 먼저 주당 500원에 400만주를 발행해 이룸지엔지에게 배정키로 하고 20억원을 받은 후, 22일 이룸지엔지가 주당 500원에 400만주를 발행해 뉴로테크에게 배정키로 하고 20억원을 돌려받았다. 결국 양측은 서로에게 지분 400만주를 넘기고 자본금을 20억원씩 높인 셈이다.
한편 이룸지엔지는 23일 장 종료 후, 양수도 계약 취소를 이유로 이 이사를 경영지배인에서 해임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씨즈올 주식 1만7390주를 9억5000만원에 처분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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