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V 신드롬 비긴즈 > 화 Mnet 오후 11시
언제나 그렇듯이 가발을 쓰고 뮤지와 함께 계곡에서 낚시를 하던 유세윤이 “월척이다!”라고 외치며, 지난 해 여름 < UV 신드롬 >은 그렇게 시작됐다. UV는 스스로 신드롬이 되어 진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을 통해 낚이는 것을 알고도 기꺼이 낚여주며 그들과 함께 놀아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 다음 < UV 신드롬 비긴즈>로 자신들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었다. 지난 역사 속 어디에나 UV와 그들의 음악이 있었음을 증언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 UV 신드롬 비긴즈 >는 실제도 허구도 아닌 UV에게 역사성과 범우주적인 힘을 부여하며 UV를 이들이 창조한 세계 속의 진짜 신으로 만드는 더 거대한 낚시를 시도했다.
마지막 회에서 UV가 결별한 뒤에 유세윤이 언어를, 뮤지가 젊음을 잃게 된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유세윤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잃었고, 뮤지는 가상의 세계 속에서 UV에게 부여되었던 초월적인 능력을 잃은 셈이기 때문이다. 둘이 다시 만난 순간에야 비로소 UV는 그들의 능력을 되찾았고 이들의 세계는 완전해졌다. 개인이 아닌 가발을 쓴 허구의 듀오 UV일 때, 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하지만 UV의 능력은 그들을 비호하는 안전지대 앞에서와 같이 그들을 믿을 때에만 작동하는 것이다. UV의 위대함을 믿지 않는 자의 눈에는 이들이 벌이는 사건들이 특정 종교 집단의 교주나 뮤지션의 외피를 쓴 사기꾼의 사기극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UV를 믿고 나면 그들이 하는 행동에 대한 모든 의미는 달라진다. 그러니까 UV를 믿어주는 것은,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이들의 놀이에 동참하겠다는 의미와 같다. UV를 키운 것은 8할이 믿음이다. 그들을 믿어주고 알아서 낚여줄 때, UV는 때로 현실 세계로 걸어 나와 쓸 데 없는 고퀄리티의 음악까지도 들려준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그들은 다시 또 한 번의 부활을 알렸다. 이 정도의 끝나지 않는 즐거움이라면 기꺼이 월척이 되어줄 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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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지혜 seven@
10 아시아 편집.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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