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고용노동부에 비상이 걸렸다.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고용부 장관 후보에 오른 이채필 내정자(사진)가 인사청탁성 금품을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여서다. 장관 인사가 발표될 때만 해도 잔칫집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초상집 분위기다.
이 장관 내정자는 의혹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청문회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다시 거론될 것이 뻔해 고용부 직원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걱정이 태산이다.
의혹의 핵심은 이 내정자가 금품을 김씨에게 되돌려준 시점이다. 언제 돌려줬느냐가 뇌물을 받을 생각이 있었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
12일 고용부에 따르면 2003년 7월 당시 총무과 민원실 별정직 6급 김씨는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부근 이 내정자의 아파트에 찾아가 현금 1000만원 등을 담은 봉투를 이 후보자 부인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후 김모씨는 돈을 돌려받았다.
관건은 돈을 되돌려받은 시점. 김씨는 공석인 민원실장 자리를 희망하고 있었는데 실제 승진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 내정자 측에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항의해 석 달 뒤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내정자는 “다음 날 돌려줬다”고 반박했다
돈을 전해준 정황도 다르다. 김씨는 고급 화장품과 현금 1000만원을 한지 상자에 담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내정자는 “고급 화장품은 없었으며 한지 상자가 아니라 반으로 접은 행정봉투(A4)에 '과장님 보실 자료'라고 쓰여 있었으며 그 안에 1000만원이 담겨 있었다”고 해명했다.
돌려받은 장소 역시 다르다. 김씨 측은 총무과장실에서 돌려받았다고 주장하나 이 내정자 측은 “김씨가 근무하는 1층 민원실로 내려가 인사청탁을 하지 말라고 훈계하며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되돌려 주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했다는 민원실 직원은 “당시 이채필 총무과장이 민원실로 내려와 김모씨에게 '어제 우리 집에 왔었느냐'고 물은 뒤 행정봉투를 집어던지며 '그런 식으로 살지 말라'고 크게 화를 냈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인사청탁과 관련해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는 청문회 등을 통해 가려지겠지만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인사청문회에서 이 내정자의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김승미 기자 ask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