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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세계무역질서 놓고 다시 공방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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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세계 양대 강국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 환율과 인권 등 양국간 현안을 놓고 다시 맞붙었다.


미·중 양국은 9일 워싱턴DC에서 제3차 전략경제대화를 개최하고 환율·금융서비스·무역불균형 문제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미국 측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중국 측에서는 왕치산(戴秉國) 부총리와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이 공동대표로 참석하며 이외에 양국의 주요 고위급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10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합의에 따라 지난 2009년 7월 워싱턴에서 첫 회의가 개최된 데 이어 작년 5월 베이징에서 2차 회의가 열린 후 이번이 세 번째다. 9일 회의는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어 미·중 양측이 쟁점에 얼마나 의견접근을 이루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위안·달러 놓고 ‘갑론을박’ = 중국의 위안화 환율통제가 무역불균형의 원인이라고 주장해 온 미국은 회의 전부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미 재무부 중국 상주대표인 데이비드 뢰빙거 차관보는 전략대화를 앞두고 지난주 워싱턴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중국이 예금금리 상한을 더 빠르게 제거토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미·중 기업위원회 연설에서 “중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려면 위안화 절상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압박했던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중국이 환율을 더 유연한 방향으로 이끌고 경제의 수출의존도를 줄여 왔다”면서 “중국의 금융시스템 개선에 미국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환율문제와 자본시장 개방 문제를 제기했다. 이외에 미국은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상품을 수출하는 미국기업들의 지식재산권 보호 등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측 대표들은 가급적 언급을 자제하며 외부에 이번 회의가 격돌 양상으로 보이지 않게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왕치산 부총리는 “무역불균형 문제의 해결에는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하는 한편 “세계 경제 회복의 열쇠는 미국에 있다”면서 예봉을 피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도 “미 재무부는 강한 달러가 미국과 전세계의 이익임을 강조해 왔다는 점을 말해 둔다”면서 우회적으로 미국의 달러가치 하락을 비판했다.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무역 문제 차원에서 볼 때 위안화 환율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우려는 근거없는 것”이라면서 “최근 3년간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현재 매월 0.5% 정도 오르고 있다. 인민은행의 위안·달러 고시환율은 지난달 29일 이후 5거래일만에 6.5위안선이 붕괴된데 이어 9일 6.4988위안, 10일 6.4950위안으로 이틀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10일 오전 발표된 중국의 4월 무역수지는 114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3월 1억4000만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미국에 위안화 절상 압박의 빌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美 “인권 개선하라”, 中 “직접 와서 보라” = 미·중 양국의 또다른 쟁점은 중국의 인권 문제였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개막연설에서 “인권 문제를 놓고 상당한 의견 불일치가 있다”면서 “기본권과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장기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에 오바마 대통령과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의 민주화시위 확산의 영향을 우려해 중국 정부가 2월부터 재야인사나 인권운동가, 정부에 비판적인 블로거 등을 구금하고 시위를 원천봉쇄한 것에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이에 중국은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면서 맞섰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중국은 인권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미국인들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 실상을 직접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중국 정부를 비판했으며 다이빙궈 국무위원과 독대한 자리에서 ‘매우 솔직하게’ 인권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왕치산 부총리는 정치적 문제를 무역 등 경제 현안과 연관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에 하이테크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완화, 미국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들에 공정한 기회를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태평양지역 안보와 중국의 군비확장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미국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력이 최근 상당한 수준으로 증강된 것을 놓고 우려해 왔으며 중국은 자국군의 현대화가 방위적 차원 이상이 아님을 강조해 왔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미·중 양국의 고위급 군사관계자가 첫 회담을 가졌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두 나라가 서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군사적 차원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북한·이란 핵문제를 비롯해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의 안정화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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