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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모자 쓴 에버랜드CEO, T익스프레스 2번 탄 이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7초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머리 희끗희끗한 중년의 신사가 곰인형 모자를 뒤집어 쓴 채 에버랜드를 돌아다니다 츄러스를 하나 입에 물었다. 그런데 맛이 예전이 맛이 아니었다.


에버랜드에서 한 두번 먹어본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딱딱했다. 이유를 알아봤더니 튀기는 기계가 잘못됐다는 답이 돌아와 내심 속이 상했다. "츄러스의 맛도 에버랜드 중 하나인데.."

놀이공원 열성팬이 아니라 최주현 에버랜드 사장(대표이사)이 지난 29일 삼성그룹 블로그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일화 중 하나다.


삼성블로그에 따르면 최 사장은 사내에서 '신출귀몰' 사장으로 통한다. 서울 태평로 본사와 용인 에버랜드를 번갈아 출근하는 그는 예고 없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좋아한다.

인형모자 쓴 에버랜드CEO, T익스프레스 2번 탄 이유? 에버랜드 놀이시설을 타고 있는 최주현 사장.(삼성블로그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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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캐스트(직원) 휴게실에 들어가 봤더니 저와 임원들 사진이 벽에 죽 붙어있어요. 사장 얼굴 익히려고 붙여놨다고 해서 다 떼라고 했죠. 사장 얼굴 외우면 뭐해요. 고객이 제일 중요하지."


지난 2009년 에버랜드 사장으로 부임 후 팀장이상 간부들을 토요일에 전원 집합시켰다.


스스로 짖궂다고 생각했지만 에버랜드 명물인 T익스프레스를 타본 간부가 없다는 걸 알고 억지로(?) 태운 것이다. 최 사장 본인은 “T익스프레스를 2번 연달아서 탄다”고 했다.


삼성에버랜드하면 놀이공원을 떠올리지만 에버랜드가 속한 리조트사업부 매출은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급식사업 및 식재료유통을 담당하는 푸드컬처사업부와 건축, 방재, 빌딩관리, 에너지 등을 담당하는 E&A사업부가 사실상 에버랜드 매출의 양대 축이다.


푸트컬처사업부는 현재 600여군데에서 급식사업을 하고 E&A사업부는 200군데 빌딩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04년 푸드컬처사업부 급식사업은 시장점유율 1위를 달렸지만 이듬해 2등으로 떨어졌지만 임직원 분위기는 만족스러웠다고 회상했다.


학교 급식을 못하게 됐다며 원인을 외부로 돌렸기 때문이다. E&A사업부도 매출이 줄었다.


최 사장은 "푸드컬처에 새로운 목표를 줬고 E&A사업부에 사업부별 평가를 다르게 주기 시작하니까 일이 제대로 됐다"며 "CEO는 조정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장난기 많아 보이지만 카리스마가 상당한 그의 경영철학은 분명했다.


"이익을 내야 직원들 보너스도 많이 줄 거 아닙니까. 사장이 만날 직원들과 장난만 치다가 연말 실적 나빠 직원들 못 챙기면 그건 리더십이 없는 겁니다."


에버랜드의 2020년 비전 매출목표는 8조다. 창립기념식에서는 88명의 직원이 노래를 불렀다. 8조를 되새기자는 의미였다.


목표 매출 달성의 원동력은 서비스 정신이다.


전략기획실 출신으로 삼성그룹 대표 전략통이었던 최 사장은 서비스업 입사 3년차에 불과한 사장으로서 자신의 선배가 바로 에버랜드 대리와 과장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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