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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후계자로 급부상한 아지트 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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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후계자로 급부상한 아지트 자인 워런 버핏(왼쪽)과 후계자로 급부상한 아지트 자인(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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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80) 회장이 자신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데이비드 소콜의 내부거래 혐의에 대해 자기 실수라며 주주들 앞에서 잘못을 공식 인정했다.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소재 퀘스트센터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소콜의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 “소콜에게 언제 주식을 샀는지 물어보지 않은 것은 분명 큰 실수였다”며 “소콜 문제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버핏은 다른 후계자감에 대해 언급을 피하면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재보험 부문 책임자인 아지트 자인(60)에 대해 칭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렇다면 자인은 누구인가. 1951년 인도 동부 오리사주(州)에서 태어난 자인은 1972년 동북부 서벵골주(州) 카라가푸르 소재 인도과학기술대학(IIT)을 졸업했다.


대학 동기들에 따르면 자인은 전공인 기계공학을 별로 중시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경제학·사회학·베트남전에 관심이 많아 이를 주제로 친구들과 밤새 토론하는 날이 적지 않았다.


몇몇 동기는 자인을 ‘기계공학과의 피에로’라고 표현했다. 삶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동기는 자인의 빼어난 유머감각과 짓궂은 장난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자인은 대학 졸업 후인 1973~1976년 인도 IBM 지사에서 근무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1978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컨설팅업체 매킨지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1980년대 초반 인도로 잠시 돌아갔다.


그는 인도에 한 달 머무는 동안 정혼녀와 결혼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매킨지에서 일했다. 워런 버핏에 대해 연구 중인 작가 로버트 마일스는 ‘워런 버핏이 선택한 CEO들’이라는 저서에서 “당시 자인은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으나 정혼녀가 가고 싶어했다”고 적고 있다.


자인이 버크셔 해서웨이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86년. 당시 버크셔 해서웨이의 보험 사업부에 배정됐지만 “보험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버핏은 남들이 보지 못한 자인의 면모를 본 듯하다. 그는 “자인이 날마다 기계처럼 일하는 가운데 회사를 먼저 생각한다”면서 “자인이 더 많이 벌기 위해 회사를 떠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칭찬한 것이다.


버핏은 정기 주총에서 자신의 후계자에 대해 “화살처럼 곧은 사람, 윤리적으로 완벽하고 공명정대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총장에 모인 투자자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로 이를 환영했다. 버핏이 언급한 인물을 자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오랫동안 버핏을 따라다니며 취재해온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의 로버트 렌즈너 기자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서 2년 전 일화를 아래와 같이 들려줬다.


“당시 버핏에게 자인을 포브스 ‘커버스토리 인물’로 소개하고 싶다고 말하자 버핏이 이내 정색하며 거절했다. ‘고래가 수면 위로 떠올라 고래잡이들 눈에 띠면 작살에 맞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버핏은 자인을 외부에 노출시켜 표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버핏은 최근 이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나와 찰리(버크셔 해서웨이의 찰리 멍거 부회장) 그리고 아지트가 높은 파도로 출렁대는 바다 한가운데서 조그만 보트를 타고 표류 중일 때 가장 먼저 구해야 할 사람은 우리 팔순 노인들이 아닌 아지트여야 한다.”


렌즈너 기자가 블로그에서 “버핏 후계자로 자인에게 돈을 걸겠다”고 말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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