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아프가니스탄 파르완주에서 국제안보지원군(ISAF)소속으로 한국 지방재건팀(PRT) 경호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오쉬노부대 인원은 330여명. 현지에서 만난 이들은 혹독한 실전상황과 기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늠름한 모습 그 자체였다.
현지 부대내 식당에서 만난 고훈 대위(학군 44기.사진)는 여자친구와 교제한지 1년도 되지 않아 파병을 지원했다. 처음에는 반대도 만만치 않고 보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지만 지금은 여자친구에서 오는 편지가 꿀맛이다.
여자친구에게 2번 정도 소포를 받아봤다는 고 대위는 "생필품은 바그담기지에서 한꺼번에 구매하지만 그곳에서도 구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며 "여자친구가 보내주는 오징어와 쥐포 등 간식거리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오쉬노부대의 휴일은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까지다. 아프간은 이슬람권이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예배 등 종교의식을 갖는 시간에 맞춰 휴식시간을 보낸다. 부대원들은 이 휴식시간을 이용해 개인정비와 종교활동을 한다.
아프간에 희망을 주러온 오쉬노부대에는 고국에서 자신의 희망이 싹튼 부대원도 있다. 경호경비대 김준연중사, 지원단 본부 손춘호 소령, 경호경비대 이기택 대위, 김동건 상사는 모두 파병기간에 자녀가 태어났다.
김동건 상사는 "영외작전중에 문자메시지로 둘째 아들 민성이가 태어난 사실을 알았다"며 "인터넷을 통해 얼굴을 봤지만 나를 꼭 빼다 닮은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파병명문가도 있다. 지원단 본부 현민석 중위, 작전과 설진욱 대위, 정보과 진보승 소령, 경호경비대 김기광 소령이 주인공이다. 김기광 소령과 현민석 중위의 부친은 베트남전, 설진욱 대위의 처는 자이툰부대, 진보승 소령의 부친은 베트남전에 참가했다.
경호중대 송창훈 중위는 아버지도 현역군인이다. 지난달 30일 54사단 예비군지휘관으로 전역한 아버지를 끝내 보지 못했다. 송 중위는 "아버지는 30년 넘게 군 생활을 마친 훌륭한 분"이라며 "전역식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버지에게 드리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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