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보험, 유통 등 최근 증시서 소외됐던 업종에 주목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 주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던 코스피 지수는 주 후반 조정을 받으며 2200선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다음 주 역시 지수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하면서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는 국제유가 수준과 실적 모멘텀 약화 역시 지수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조정 폭은 2200 안팎에서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지난주에는 그동안 주도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정유, 화학, 자동차 등이 실적 발표를 전후로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 반면 지수대비 상대적인 약세를 나타낸 은행, 보험, 유통 등이 강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 소외됐던 업종들이 부각되며 주도주와의 '키 맞추기'를 진행하는 모습은 이번 주에도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 후반의 조정은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된 데다 국내기관도 이번 달을 대비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면서 나타난 것"이라며 "이들은 기존 주도업종의 비중을 축소하고 지난달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았던 업종을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그간 글로벌 증시 상승을 견인한 유동성 효과가 이번 달 들어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확인했듯이 다음 달 말 제2차 양적완화(QE2)가 종결될 것이며, 유동성 효과는 이보다 앞선 이번 달 후반부터 둔화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는 "결국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달러약세 흐름과 이로 인한 상품 및 주식시장의 강세흐름도 QE2가 종료되기 이전부터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코스피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도 11.1배까지 상향돼 선진 시장 평균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게 감소한 점도 지수의 추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달 증시가 지난달보다 변동성이 크고 업종순환도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보통 어닝시즌 마감 후 발생하는 현상 중 하나이며, 다음 달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위칭데이)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은 보다 심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그는 '시장을 이끌어갈 새 종목 찾기'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달 신규 매수 업종으로는 유통, 기계, 조선, 건설, 은행 등이 부각될 것이라고 봤다. 일본의 장마 영향과 중국의 내수시장 확대정책도 상당부분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탄탄한 이익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도 업종에 가려 지난달 수익률 약세를 기록한 보험, 은행과 유통 등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달에는 기존 주도 업종의 비중은 중립 정도를 유지하면서 순환매 관점에서 유통, 음식료, 은행, 보험 등 지난달 증시에서 소외된 업종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존 주도 업종의 조정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주도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이다. 에너지(9.2배), 화학(10.2배), 자동차 및 부품(10.4배) 모두 시장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 당분간 조정국면마다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전략가의 관점에서 업종별 우열을 따진다면 경기관련 소비재가 가장 우위에 놓일 것"이라며 "에너지와 소재업종이 그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IT, 금융이 후위그룹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애널리스트 역시 선두업종과 후위업종의 면면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이번 달 중 선두그룹과 후위그룹간의 격차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선두그룹은 페이스 조절 가능성이 있고 후위그룹은 그 동안 부진에 따른 분발, 혹은 양적완화의 불확실성에 대한 일종의 보험 성격으로 상대적인 선전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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