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매수의 기회일까. 본격적 하락의 시작일까. 지난주 증시는 단기간 100포인트 이상 빠졌다. 지지선으로 생각되던 지수대가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힘없이 무너졌다. 지난해 12월14일 돌파 이후 굳건해 보이던 2000선도 바닥이 되지 못했다. 외국인은 불과 3거래일만에 2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과거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사례를 감안할 때 외국인의 매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금요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시켰지만 다음달 인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금통위가 연초부터 두달 연속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동결을 결정했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통상 금리인상으로 내외금리차가 확대되면 원화수요 증가에 따른 원화강세가 초래된다. 원화강세는 수출기업의 경쟁력 악화 우려로 이어진다. 최근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자동차, 조선 등 수출주들을 대거 판 이유다.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2월 금리동결로 정책 불확실성이 3월로 이연됨에 따라 원화강세 및 그에 따른 이익전망 하향조정 불안감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증시는 언제나 비관 속에서 희망의 싹이 보인다. '물가불안 → 기준금리 인상 → 원화강세 → 수출기업 이익악화' 우려와 미국 경기모멘텀 강화에 따른 선진국 시장으로의 자금이동 현상이 단기간 바뀔 가능성은 낮다.
최근 발표된 중국과 한국의 선행지수를 보면 양국의 경기모멘텀 반등이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1/4분기 중 한국과 미국과의 경기 갭(Gap)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며, 최근 외국인 자금유출의 원인 중 일부가 해소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같은 경기모멘텀 반등은 최근 긴축이슈로 악화된 외국인의 아시아 투자에 대한 심리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특히 한국은 중국보다 긴축강도가 강하지 않는 반면 대(對)중국 수출비중이 높아 중국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까지 이중으로 받는 구조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단기간 외국인이 매수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낮지만 외국인의 매도공세도 끝이 보인다는 얘기다.
기술적으로도 바닥을 다질 확률이 높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벌어진 2008년 이후 코스피(KOSPI)는 최대 10%를 넘는 가격조정이 없었다는 점에서 최근 7% 이상의 하락은 점진적으로 매수에 들어가야 할 시점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크고 작은 악재에 따른 지수 변동성은 평균 8%, 최대 10%를 넘지 않았다. 외국인 매수가 본격화된 지난해 7월 이후 외국인 매수구간을 지수대별로 본 결과, 코스피 1950선이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이 유입된 지수대였다. 여기에다 환율 손실분 2%를 가감해보면 대략 1980선 이하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론적으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2000선 이하에서는 과감하게 매수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볼 만 한 시점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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