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정기총회서 추대···오강현 회장은 물러나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정부에 "국내 기름값이 선진국보다 비싸지 않다"고 발언한 게 화근이 돼 연임이 전격 보류된 오강현 현 대한석유협회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2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박종웅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오강현 회장 후임에 내정됐다. 석유협회는 5월 중 정기총회를 열고, 박 전 의원을 제19대 회장으로 선출할 계획이다.
석유협회는 국내 정유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로, 회장은 정유4사 대표가 총회에서 선출하고 임기는 2년이다.
박 내정자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일민주당 시절 김영삼 총재 공보비서관을 지냈고, 민주자유당 시절에는 김영삼 총재 보좌역 등을 맡았다.
그는 16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부산 사하을 지역에서 당선됐고, 16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경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당초 석유협회는 지난 2월 22일 정기총회를 열어 지난 2009년 취임해 2년 임기를 지낸 오강현 회장의 연임을 추인할 계획이었으나, 돌연 총회를 취소했다. 오 회장이 총회 전날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기름값 잡기'에 혈안이 된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가 연임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회장은 당시 정부의 기름값 요구에 대해 "우리나라 유류 가격은 높지 않다. 비싸다는 것은 통계의 여러 요인을 제대로 못 본 것"이라며 적극 항변하다 정부에 미운 털이 박혔다.
이후 협회 측은 총회 날짜를 잡지 못한 채 두달여간 차기 회장 선출을 미뤄왔다.
협회 측은 "더이상 회장 선출을 미룰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며 "5월중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회장 선출과 올해 예산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