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의 지난 10년은 해외시장 개척에 올인
강덕수 회장 “그룹의 미래가 달려있다” 강조
연이은 M&A도 성장의 한축
세계를 이끌어갈 선도기업으로의 성장 다짐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다음달 2일 출범 10주년을 맞는 STX그룹의 지난 10년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로 요약할 수 있다.
21세기 시작과 함께 창업한 국내기업중 유일하게 재계 12위권으로 도약한 STX그룹은 조선·기계, 해운·무역, 플랜트·건설, 에너지 등 4개 부문에 걸쳐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출범 당시부터 ‘글로벌’을 표방한 강덕수 회장의 의지에 따라 STX그룹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조선·기계 부문’은 한국-중국-유럽을 잇는 글로벌 3대 생산 축을 완성하고 세계 유일의 ‘글로벌 종합 조선그룹’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으며, ‘해운·무역 부문’은 해외자원개발 및 운송 등의 역할을 담당하며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육상·해상 발전 플랜트 및 해외건설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며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플랜트·건설 부문’과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에너지부문’도 든든한 축이다.
주요 사건별로 STX그룹의 지난 10년을 되돌아 본다.
◆21세기형 글로벌 기업 탄생= “오늘은 쌍용중공업이 주식회사 STX로 거듭나는 영광스럽고 뜻깊은 날입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회사는 1976년에 쌍용중공업으로 출발해 지난 1980년대에는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나라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했고, 방위산업과 기계산업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또한 금년 1월 초 쌍용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후 제2창업 선언과 함께 자립경영 체제를 구축했으며, 이제 주식회사 STX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지난 2001년 5월 2일,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엔진 공장에서 ‘주식회사 STX 출범 선포식’이 열렸다. 단상에 오른 강 대표이사는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인사를 전한 후 결연한 목소리로 새로운 회사의 출범을 알렸다.
자산 32조원, 한해 매출 26조원(2010년 기준), 국내 재계 서열 12위의 STX그룹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당시만 해도 STX가 불과 10년 만에 이토록 눈부신 성장을 일궈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강 회장은 출범 당시부터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구상을 하고 있었다.
강 회장은 출범 당시부터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강조했다. 그는 항상 “그룹의 미래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 있다”며 “좁은 국내시장에서 몇 등이냐를 다투지 말고 광활한 해외시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 10년간 STX가 추구해 온 비전 문구인 ‘월드 베스트 STX(World Best STX)’,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에도 출범 당시부터 강 회장이 강조해 온 세계화의 꿈이 담겨 있다.
STX그룹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기업을 향한 도전을 계속해 현재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1세기 들어 탄생한 기업들 중 STX만큼 세계화에 성공한 전례를 찾기 힘들만큼 놀라운 성장을 이어갔다.
출범 첫해인 2001년 6월 엔진부품을 만들던 소재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STX엔파코(현 STX메탈)를 설립한다. 이어 10월에는 STX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되는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오늘날 그룹 성장의 중요한 기반을 다졌다.
이 같은 계열사 분할과 대동조선 인수를 통해 STX는 당시 ‘선박(STX조선해양)?선박용 엔진(STX)·선박 엔진 부품(STX메탈)’로 구성된 그룹의 기본 틀을 갖추게 된다.
2002년 11월에는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를 인수하며 조선과 해운의 연관 산업이자 신수종 사업인 에너지 사업으로 가는 길을 연다.
2004년 2월에는 엔진사업 부문을 조선기자재업체인 STX중공업으로 분리시키고 4월에는 기존 STX의 투자부문을 지주회사로, 선박엔진 부문은 STX엔진으로 출범시켰다.
2004년 하반기에는 조선업의 후방산업인 해운업종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11월에 벌크선 운송업체인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
STX팬오션의 가세에 힘입어 STX그룹은 이 해에 의미있는 도약을 한다. 2004년에 그룹 매출 4조9000억원, 자산 규모 4조5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과 비교해 3~4배 가량 성장했다.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 2005년에 STX그룹은 그동안의 성장을 바탕으로 재계 순위 22위(공기업 제외, 그룹 자산규모 기준)에 등극했다. 이해 그룹 매출은 6조4000억원, 자산 규모는 5조82억원으로 불어났다.
그해 2월에는 공장 건설 등 그룹의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고자 STX엔파코의 건설 부문을 떼어 내 STX건설을 설립했다. STX팬오션은 국내기업 최초로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하여 ‘국제적 경영 투명기업’이라는 명성과 신뢰를 얻었다.
2006년 역시 STX그룹에는 의미있는 해다. 11월 중국 다롄에 대규모 조선기지 건설을 위해 STX다롄을 설립한다. 부지 넓이가 550만㎡(약 170만평)에 이르는 STX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조선소다. 이해 그룹 매출은 7조8000억원, 자산 규모는 6조원이 되어 재계 순위도 20위에 올랐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2007년부터 STX그룹은 조선과 해운경기 활황을 타고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STX팬오션은 국내 증시에도 상장함으로써 국내 대표 글로벌 해운선사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2007년에 STX는 그룹 매출 12조6266억원, 자산 규모 12조3937억원으로 나란히 12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08년에는 매출 28조1592억원, 자산 규모 31조643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재계 순위도 계속 올라갔다. 2007년 18위, 2008년에는 1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창립 7년 만에 이룬 성과다.
2007년 2월에는 친환경에너지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의 태양광사업을 책임질 STX솔라를 출범시켰고, 역시 같은 달에 리조트 개발 등을 맡은 STX리조트가 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 10월, STX그룹은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업체인 아커야즈(현 STX유럽) 인수라는대한민국 조선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을 발표한다. STX의 아커야즈 인수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을 뿐만 아니라 후발업체인 STX가 펼치는 역전 드라마의 서곡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아커야즈 인수를 통해 STX그룹은 전 세계 조선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일반상선, 여객선, 해양플랜트, 방산용 군함 등 조선 4개 분야 전 선종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유럽 조선소의 전통적인 원천기술에다 STX의 선박 건조 기술 및 조선기자재 공급 능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상생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로써 STX는 국내 진해, 부산 조선소와 중국 다롄 그리고 유럽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3대 생산축을 완성하고 세계 최고의 조선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2009년에는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하라코산유럽’ 인수를 통해 STX윈드파워를 설립함으로써 풍력발전 분야에도 진출했다.
◆세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10년 개척= 2011년 출범 10주년을 맞은 STX그룹의 시선은 이제 10년 후를 내다보고 있다. 그 첫걸음이 10년후 매출 120조원, 국내 7대 그룹으로의 도약을 다짐하는 ‘비전 2020’의 선포다.
STX는 새롭게 수립한 경영목표 달성 및 비전 2020 추진을 위해 기존 ‘미래전략위원회’를 ‘STX 미래 연구원(STX Future Institute)’으로 확대 개편했다. STX 미래 연구원을 향후 그룹내 싱크탱크 조직으로 발전시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과거의 영광은 과감히 잊고, 이제는 미래를 이야기 하겠다”는 STX는 세계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새로운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다롄(중국)=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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