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농협중앙회 금융전산망 마비가 11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관 농협 전무이사가 22일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이 전무는 이날 오후 4시 농협 본사 별관 2층 임시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T관련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생각하고 최원병 회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곧 수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어 "당초 이날까지 업무를 완전 복구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이를 지키지 못하게 된데 사과하고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전부 복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예금과 대출, 보험, 자동화기기를 통한 거래 등 전반적인 대고객 업무는 완전히 복구돼 거래에 지장이 없으나 아직까지 신용카드 업무 가운데 인터넷과 텔레뱅킹, 모바일뱅킹을 통한 사용내역 조회, 카드대금 선결제, 선창구 업무 등 일부 업무는 데이터 정합성 검증으로 완전히 복구되지 못했다.
이 전무는 복구작업이 늦어진 데 대해 "카드 결재관련 일부 업무의 거래 정보가 손상돼 이를 건건이 복구하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명기 농협정보시스템 대표는 "현재 훼손된 카드사용 내역은 12일 인터넷과 모바일로 사용한 카드 내역들로 온라인을 통한 카드 내역은 페이퍼(종이)로 남아 있지 않아 검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거래내역이 삭제돼 회수하지 못하는 카드대금은 농협이 책임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모바일뱅킹 시스템 복구는 완료됐지만 거래내역 명세를 일부 찾지 못해 서비스를 오픈하지 못했다"며 "오는 30일 별도의 방침을 정해 시스템 오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또 최 회장의 책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실질적으로 농협업무는 전무이사와 부문별 대표(농협경제, 축산경제, 신용대표) 3명이 책임지고 있다"며 "중앙회장은 비상임·비상근 선출직으로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이어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4000여억원을 신규로 투자해 첨단보안설비 및 전산장비를 갖춘 새로운 전산센터 신축계획안이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의결돼 설계중에 있다"며 "이와 함께 18일 국내 최고의 보안업체인 안철수 연구소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해 시스템 및 보안실태를 점검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까지 농협에 접수된 고객들의 피해보상 접수건수는 총 1096건으로 이 중 898건 758만원을 보상처리 완료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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