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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남의 고민은 웃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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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남의 고민은 웃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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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BS2 월 밤 11시 5분
이제 고민마저 경쟁해야 되는 시대가 된 것일까. 최근 <안녕하세요>는 각 MC들이 고민 사연을 하나씩 맡아 소개한 후 객석의 투표결과를 토대로 벌칙을 수행하는 ‘고민배틀’ 형식으로 바뀌었다. 일반인들의 고민을 소재로 한 토크쇼라 다소 심심하다는 평을 들어왔던 <안녕하세요>로서는 재미를 주기 위한 묘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고민이든 그 괴로움의 크기는 모두 같다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이는 무의미한 경쟁일 뿐이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고민이 “별 희한한 구경”으로 전락했다면 더욱 그렇다.


‘침 튀기는 친구 때문에 괴롭다’는 사연을 담당한 신동엽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사연의 주인공에게 종이를 덧댄 마이크를 건네며 최대한 침이 많이 튈 수 있는 문장을 말해볼 것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출연자들이 하나 둘씩 몰려가고 주변에 있던 방청객들이 깔깔거리고 웃는 사이, 주인공은 졸지에 동물원의 원숭이 처지가 되었다. 딱밤 벌칙을 피하기 위한 MC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은 단지 친구들의 고민을 듣기 위해 앉아있던 청년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고민덩어리를 안겨줬다. 사연 신청자들의 고민에 진심으로 공감한 사람들은 오히려 또 다른 신청자들이었다. MC들이 자신이 맡은 사연을 과대 포장하고 객석을 향해 한 표를 호소하는 동안, 여행복이 없어 속상하다는 여자는 ‘H컵녀’의 고민을 듣고는 본인이 아닌 상대방에게 한 표를 선사했다. 제작진은 ‘고민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기획의도에 앞서, 고민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고민 ‘상담’이지 고민 ‘선거’가 아니지 않는가.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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