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14일 4.27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오르면서 한나라당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앙당과 각 지역 후보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선거운동을 펼치기보다는 접전지별로 맞춤형 선거전략을 채택했다. 이번 재보선 최대 빅매치로 꼽히는 경기도 성남 분당을과 노무현 정서가 변수인 경남 김해을에서는 나홀로 선거운동 방식이 유행이다. 아울러 안상수 대표는 강원지사 선거전에 올인,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강재섭·김태호, '나홀로 선거운동' 내세우며 정권심판론 차단
강재섭 분당을 후보와 김태호 김해을 후보는 조용히 표밭을 훑는 '나홀로 선거운동'을 고수하고 있다. 안상수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전면에 나선 대규모 유세 등 세몰이식 지원을 고사하고 있는 것. 당보다는 후보들의 개인기를 부각, 지역발전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신공항 백지화와 과학벨트 입지 선정 논란은 물론 구제역 파동, 물가·전세대란 등 여권발 악재에 따른 민심이반이 예상보다 심화되면서 당보다는 후보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선거전에 당이 전면에 나설 경우 MB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야권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강 후보는 당을 내세우기보다는 유권자들과의 맨투맨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분당을의 경우 여야간 초박빙 승부가 예상될 정도로 혼전 양상이 지속되면서 홍준표, 나경원 최고위원 등 인지도가 높은 스타급 의원들의 지원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김 후보 역시 중앙당의 지원을 거부한 채 혼자서 밑바닥 표심을 잡기 위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분당과 김해에서 나홀로 선거운동 전략이 유행하는 것은 이른바 '이재오 학습효과' 때문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지난해 7.28재보선에서 나홀로 선거운동을 고집, 상당한 재미를 봤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재보선이 치러지면서 승리 전망이 불투명했지만 "날 살리려거든 한강을 넘어오지 말라"며 당 지도부의 지원을 고사했다. 이 장관은 당시 선거기간 내내 당과 거리를 둔 채 90도 인사로 상징되는 낮은 자세를 선보이며 결국 여의도로 생환했다.
◆'강원도 올인' 안상수 대표의 고군분투
당 대표로서 재보선 지원유세를 총괄해야 할 안상수 대표는 강원지사 선거전에 올인했다. 분당을과 김해을에 나선 후보들이 나홀로 선거운동 방식을 채택하면서 안 대표의 활동반경이 축소됐기 때문. 특히 강 후보와는 정운찬 전 총리의 전략공천설 등 재보선 공천을 놓고 감정의 앙금이 여전하다. 또한 연말연초 각종 구설수 탓에 안 대표가 재보선 전면에 나선다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격주 단위로 강원도를 방문해왔던 안 대표는 강원지사 선거전에 올인했다. 13일부터는 2박3일 일정으로 강원도를 방문, 지역주민들과의 간담회, 정책공약 발표 등을 통해 엄기영 후보를 지원했다. 야권의 공세에 맞대응하기보다는 비전과 공약 제시에 주력하며 유권자들의 표심잡기에 나선 것. 재보선 확정 이후 약2주간 강원도를 방문한 안 대표는 앞으로 선거 끝날 때까지 20일을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13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여주-원주간 복선전철과 춘천고속화 철도 등 수도권과의 교통망 확충과 대기업의 강원 유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14일 영월군과 태백시를 방문, 바닥 표심을 다질 예정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여권은 집토끼 결집을 통해 낮은 투표율 속에 조직력을 앞세운 선거 승리를 노릴 것"이라며 "정권심판 정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용히 선거를 치르는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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